과거 한국에 마약 유통해 복역한 바 있어…2008년 추방
나이지리아 은신하며 한국 등에 마약 밀수출…현지서 검거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는 지난 13일 나이지리아 마약법집행청과 공조해 국제마약조직 총책 K·제프를 나이지리아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20일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국적인 K·제프는 우리나라에서 마약 유통 범죄를 주도한 혐의로 2007년 검거돼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2008년 추방됐다.
이후 최근까지 나이지리아에 은신하며 북중미 및 동남아 등지에서 마약을 조달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대규모로 밀수출했다.
그의 조직은 나이지리아에 기반을 둔 신흥 마약조직이다. 동남아, 아프리카, 북미, 유럽 등지에 거점을 마련하고 마약 유통과 로맨스스캠, 투자 사기 등으로 조달한 자금을 이용해 전 세계적으로 세를 확장해 왔다.
이들은 각국 정보·수사기관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왔으나 이번에 국정원에 덜미를 잡혔다.
마약조직은 소셜미디어상에서 이성에게 환심을 산 뒤 돈을 가로채거나 특정 행동을 강요하는 로맨스스캠 방식으로 마약 운반책을 조달했다. 기존 범죄 수법을 새로운 범죄에 악용한 '하이브리드 범죄'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피해자들은 조직원들의 '연인관계', '투자빙자' 등 거짓말에 속아 해외로 유인됐다. 이후 '선물 대리 전달' 등 명목으로 백팩·수트 케이스·초콜릿 등을 다른 국가로 운반했는데 그 안에 마약이 은닉돼 있었다.
부하 조직원들은 국제기구 요원, 정부기관 소속 직원, 변호사 등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한국으로 마약 운반을 시킬 목적으로 한국인과 국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외국인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이번 총책 검거의 배경에는 국정원의 5년에 걸친 집요한 물밑 추적이 있었다. 국정원은 국내외 정보망을 통해 2020년부터 이들 조직을 추적해 검찰·경찰·관세청 등 수사기관과 함께 대대적인 적발을 진행해 왔다.
이번 총책 검거 때는 K·제프의 새로운 범행 정황과 은신처 등 핵심 정보를 나이지리아 마약법집행청에 지원했다. 국제범죄 담당 요원을 현지에 급파, 나이지리아 당국 무장요원들과 함께 마약조직의 본거지를 급습해 총책 체포에 성공했다.
국정원은 "이번 검거는 국제 마약범죄 카르텔의 실체를 확인하고 해당 네트워크를 와해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해외 협력을 강화, 마약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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