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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DMA에 당했던 빅테크, 트럼프 대통령 등에 업고 EU에 도전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20 12:06

수정 2025.02.20 12:06

바이든 정부 방관과 달리 트럼프 정부 EU DMA 무력화 시도
빅테크 대놓고 EU DMA 비난, 명확한 법적용 범위 요구
EU내 일부 강경 목소리 나오면서 결과 EU 제재 주목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앞줄 왼쪽)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공동 창업자(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앞줄 왼쪽에서 네번째)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국회 의사당에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삭애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앞줄 왼쪽)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공동 창업자(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앞줄 왼쪽에서 네번째)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국회 의사당에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삭애 참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에 일방적으로 당하던 미국 빅테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EU에 도전하고 있다. EU가 '빅테크 갑질 방지법'으로 불리는 DMA를 지난해 3월 부터 시행한 후 유럽 내 시장질서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애플을 시작으로 구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을 연이어 제재한 가운데서다.

바이든과 달리 트럼프 EU DMA 압박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빅테크들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주요 온라인 플랫폼의 시장 남용을 억제하고 기업에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EU의 DMA 집행을 제한하라며 EU에 맞서고 있다. 조 바이든 정부는 EU가 DMA로 빅테크를 규제하는 것을 사실상 방치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정권은 적극적으로 EU의 DMA을 무력화시키려고 하고 있다.



최근 유럽을 방문한 J.D. 밴스 부통령은 대놓고 EU의 DMA를 규탄했다. 밴스 부통령은 EU DMA가 부담스러운 국제법이라고 깎아내렸다. 또 그는 EU의 AI 규제와 관련해서도 "빠르게 발전하는 AI 분야를 억압하지 않아야 한다"라며 EU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달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빅테크에 대한 EU의 과징금을 일종의 세금이라고 언급하며 비난했다. EU가 빅테크들이 DMA를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면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까닭이다.

빅테크들은 트럼프 정부가 빅테크들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가 EU에 더 많은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11월 EU 위원회는 애플, 메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에 대한 제재를 재평가하고 있는 중이다. 애플과 메타, 구글의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조사 마감 시한은 3월 25일이다. 이후 이 3개 기업에 대한 과징금이 결정된다.

과감해진 빅테크 EU DMA 반대 목소리 낸다

트럼프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빅테크들의 대 EU 대응은 이전 보다 훨씬 과감해졌다.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가장 앞장서고 있다. 메타는 EU의 자발적 AI 규약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메타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 개선에 가장 활발한 빅테크 중 하나다. 구글도 나섰다. 구글은 EU의 규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이전 보다 더 크게 내고 있다. 빅테크 고위 관계자는 "실리콘밸리는 이제 EU에 DMA의 적용 범위를 명확히 하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EU 회원국들의 지도자들이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대립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점도 빅테크들이 더 활발하게 EU에 대응하는 또 다른 이유다.

다만 EU 일부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도 보인다.

EU 기술주권·안보·민주주의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 헤나 비르쿠넨은 "EU는 미국의 압력에도 우리의 규칙을 철저히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압박과 빅테크의 로비가 EU의 법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면서 "빅테크의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는 EU국가들이다"라고 경고했다.

유럽 싱크탱크 유럽 외교협의회(ECFR)의 정책 연구원 조르고스 베르디는 "트럼프 정부의 EU 압박은 EU의 법집행에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다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와 빅테크들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내부시장 집행위원이 지난해 3월 유럽연합(EU) DM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티에리 브르통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내부시장 집행위원이 지난해 3월 유럽연합(EU) DMA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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