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럽, 트럼프 '젤렌스키 독재자'에 반박…"선출된 지도자" "정통성 부정 위험해"

뉴시스

입력 2025.02.20 12:04

수정 2025.02.20 12:04

英 스타머 "전시엔 선거 중단이 합리적" 獨 숄츠 "우크라이나 헌법·선거법 부합" 트럼프, 러 '젤렌스키 집권 불법'에 공감
[워싱턴=AP/뉴시스]유럽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젤렌스키 독재자' 발언에 일제히 반박하고 나섰다. 사진은 19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연구소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2025.02.20.
[워싱턴=AP/뉴시스]유럽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젤렌스키 독재자' 발언에 일제히 반박하고 나섰다. 사진은 19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연구소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2025.02.20.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말한 데 대해 반박에 나섰다.

19일(현지 시간) 슈피겔, BBC 등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정당한 지도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시 계엄을 이유로 5년 임기를 넘겨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며 '독재자'라고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스타머 총리는 19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화해 "2차 세계대전 때 영국처럼, 전쟁 중에 선거를 중단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라고 했다.



야당인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 대표도 "푸틴의 불법 침략에 용감히 맞선 우크라이나의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에 힘을 실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슈피겔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민주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은 잘못됐고 위험하다"며 "전시에 선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은 우크라이나 헌법과 선거법에 부합한다"고 했다.

차기 총리 유력 후보로 꼽히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교민주당(CDU) 대표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민주적으로 집권한 반면 러시아 대통령은 가짜 선거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코의 페트르 파벨 대통령은 "영토의 5분의 1이 점령되고 국가 전체가 매일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선거를 실시할 수 있겠나"라며 "그런 나라의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르는 건 상당한 냉소주의"라고 비판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민주적으로 선출됐다"며 "우크라이나만큼 선거를 원하는 곳은 없다.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온 뒤 그들이 다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트루스소셜에 "선거도 치르지 않은 독재자 젤렌스키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나라 전체를 잃을 것"이라고 적었다.

러시아는 젤렌스키가 대통령이 전시 계엄을 이유로 선거 없이 임기를 연장했다며 적법한 지도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해왔는데, 이 주장에 힘을 실은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발) 가짜 정보 거품 속에 살고 있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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