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봉준호 감독이 '미키 17'을 선보이며 영화 속 독재자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미키 17'(감독 봉준호)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과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마크 러팔로 등 배우들이 참석했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2019)으로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을 석권한 이후 복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날 배우들은 내한 소감부터 밝혔다. 그 가운데 마크 러팔로는 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이후 10년 만에 내한하게 된 데 대해 "지난번 방문했을 때도 환대를 많이 받아서 '어벤져스'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저를 질투해서 더 기뻤다"며 "그분이 누구를 질투하는 건 처음 봤다"고 너스레를 떨어 분위기를 더욱 유쾌하게 했다.
특히 '미키 17'를 통해 연기 변신에 나선 마크 러팔로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마크 러팔로는 악당이자 독재자인 케네스 마셜 역을 맡아 연기 인생 처음으로 악당에 도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마크 러팔로가 한 번도 악당 역할을 하지 않은 게 신기한 따름이었다"며 "첫 번째 기회가 제게 왔다는 게 신나고 기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역사 속 독재자를 보면 대중을 휘어잡는 기묘한 매력이나 애교가 있는데 마크에게도 이상한 귀여움이 있어서 잘해줄 거라 믿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마크 러팔로는 "저조차도 저를 의심하고 있을 때 저를 믿어줘서 감사하다"는 진심을 전했다.
마크 러팔로는 연기한 독재자 캐릭터가 특정인을 모티브로 삼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전형적인 정치인의 모습인 만큼, 특정인을 연상하지 않길 바란다"며 "우린 그릇이 작은 독재자를 오랜 세월 봐왔다, 자신의 이익만 바라다가 실패하는 그런 독재자를 말이다"라고 밝히며 "전 세계 모든 지도자들 과거 있었던 지도자들 연상하게끔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역사 속 존재했던 다양한 정치적 악몽들, 여러 독재자 모습이 녹아들어 가 있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여러 나라마다 자기 나라의 역사를 투사해서 보는 것 같다"며 "전 세계 오가는 정치적 악몽을 하나의 보편적 독재자로 마크가 잘 표현해 줬다"고 칭찬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12·3 계엄 사태도 언급했다. 그는 "뉴스에서도 얘기했지만 블랙핑크 로제 노래가 빌보드 몇 위인가에 대한 뉴스를 보던 와중에 계엄령이 나왔는데 지금은 영화 간담회를 하고 있고 그런 와중에 우리의 일상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것이 계엄을 이미 극복한 우리들, 시민들, 국민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남은 건 법적, 형식적 절차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키 17'은 오는 28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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