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 당국이 중국의 통일전선 전술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 산하 중국 대학과의 교류를 금지할 예정이라고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잉야오 대만 교육부장(장관)은 이날 예정된 전국 공·사립 대학 총장 회의에서 대만 청소년이 중국 통일전선에 이용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하겠다고 언급했다.
정 부장은 청소년이 국제적 시야를 넓히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공부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통일전선공작부가 직접 관할하는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와 샤먼의 화차오대학, 광둥성 광저우의 지난대학, 베이징 언어문화학원 등에 다니는 것은 교육과 관계없는 특정한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만의 국가안보와 대만 청소년의 보호라는 측면에서 대만 학교와 해당 학교 간 교류를 금지하며 이들 학교의 학력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만 교육부는 국가안보 자료를 인용해 화차오대학과 지난대학에 재학 중인 대만 학생은 각각 600명, 1천500명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또 대만 공·사립 대학과 이들 중국 대학 간의 교류 및 협력을 전면적으로 차단하는 동시에 대만 내 고등학교 졸업예정자의 관련 대학 입학 지원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정책을 따르지 않는 학교에 대해서는 각종 보조금 지원을 삭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언론은 대만 고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매년 1천∼2천명이 중국 내 대학에 입학한다고 전했다.
또한 통일전선공작부 산하 화차오대학과 지난대학이 대만 고졸자 모집을 위해 각종 장학금과 학비 전액 감면 등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통일전선공작부 산하 대학이 초기에는 동남아시아 국가에 거주한 중국계 교민을 포섭하는 등 통일전선 전술을 펼쳤다가 양안(중국과 대만)의 개방이 이뤄진 후에는 대만 고졸자에게 중국 대학 입학시험 가오카오(高考)를 거치지 않고 입학할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대학의 학사 및 석·박사 학위 취득자 가운데 푸쿤치 입법원(국회) 원내대표 등 '친중' 성향의 국민당 소속 정치인이 많다고 말했다.
이들 대학을 졸업한 한 대만인은 성적이 우수하고 통일전선 활동에 적합하다고 평가되면 중국공산당이 아닌 중국 내 8대 민주당파에 입당을 요구받는다고 전했다.
한편 대만 연합보와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 등 중화권 매체는 지난 18일 심야에 국립대만대 사회과학원 학생회장이 지난해 말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초청한 중국 대학 교수와 학생 방문단을 맞이했다는 이유로 파면됐다고 보도했다.
'여소야대' 국면 속에 대만 곳곳에서 시민단체들과 함께 제1야당인 국민당 입법위원 파면 운동을 벌이고 있는 집권 민진당의 한 입법위원은 환영 입장을 밝힌 반면 국민당은 민진당이 학교에도 손을 뻗어 학교를 원한과 불안에 빠지게 한다고 반발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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