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김정은, 원산 아닌 평양서 태어나 8세에 후계자에 낙점됐다"

뉴스1

입력 2025.02.20 14:37

수정 2025.02.20 14:37

도서 '우리가 모르는 김정은' 표지. (한울)
도서 '우리가 모르는 김정은' 표지. (한울)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연구소에서 열린 출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2.20/뉴스1 ⓒ News1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연구소에서 열린 출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2.20/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집권 14년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의 출생이나 후계자 낙점 과정과 관련해선 여러 설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김 총비서의 딸이 공개활동을 하면서 4대 세습 후계자와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수많은 설이 제기되는 등 북한의 최고지도자와 관련된 '정확한 정보'는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북한 전문가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최근 출간한 '우리가 모르는 김정은'(한울)을 통해 비밀스러운 북한 최고지도자의 '비밀'을 파헤쳤다. 정 센터장은 어린 시절의 김정은을 가까이서 지켜본 이모 고용숙과 이모부 리강을 지난 2021년 3월 미국 워싱턴에서 직접 만났다. 이들을 통해 들은 김정은의 출생지와 어린 시절의 비화가 책에 공개됐다.



미국으로 망명한 고용숙과 리강에 따르면 김정은은 강원도 원산에서 태어났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대동강 북안의 평양시 북동쪽에 위치한 삼석구역 초대소(2호집)에서 1984년에 태어났다. 이후 1986년 평양 중심부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는 '1호집'으로 옮겨 살았다.

정 센터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연구소에서 열린 출판간담회에서 "1986년 이후부터 당시 후계자였던 김정일의 권력이 김일성을 능가했다"며 "더 이상 김일성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 이때부터 고용희(김정은 모친)가 정부인 자리를 차지하고 평양 중심에서 김정일과 함께 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숙과 리강도 이때부터 인근에 살면서 첫째 김정철에 이어 둘째 김정은을 낳은 고용희를 돌봤다고 한다.

김정은의 후계자 낙점도 지난 2009년 1월 국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보다 십수 년 앞서 이뤄졌다는 것이 정 센터장의 주장이다. 리강은 김정은의 8세 생일인 1992년 김정일의 핵심 측근들 앞에서 김정은 찬양 가요인 '발걸음'이 공연됐으며 김정일이 "앞으로 내 후계자는 정은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여러 차례 들었다고 증언했다.

정 센터장은 김정일이 8세 아들을 후계자로 내정한 것처럼 김정은 역시 딸 주애를 일찍 후계자로 내정했을 수 있다고 봤다. 그간 김정은을 직접 만난 외국 인사들이 김정은에게 아들이 없으며 주애가 첫째 자식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김정은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나도 딸이 있는데, 딸 세대까지 핵을 이고 살게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한 것으로 김정은에게 아들이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현재 김정은에게는 2013년생인 주애와 2017년에 태어난 딸이 있다고 봤다.

책에는 김정은의 성장환경과 후계자 내정, 4대 세습 문제 외에도 집권 초기 김정은의 공포정치와 인사 스타일을 비롯해 핵·미사일 강국 건설, 대미 정상 외교 그리고 김정은의 셈법을 바꾸기 위한 한국의 선택까지 두루 담겼다.


정 센터장은 "우리는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이제라도 반복되는 대북정책 실패를 극복하고 북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김정은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오려면 그의 정치와 전략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