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코스피 '강세장'에도 서학개미 늘었다...美 주식 보유액 167조원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20 16:18

수정 2025.02.20 16:18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 반등에도 서학개미 이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연초 잠시 줄었던 미국 주식 보유액이 167조원까지 다시 늘었다. 다만 국내 투자자 흐름과 다르게 전반적인 증시에서 비미국 국가의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제기되고 있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8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1158억1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주(1113억177만 달러) 대비 4.06% 늘어난 규모다.

당일 환율 1439.50원을 적용하면 166조7171억원 수준이다.

앞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지난해 12월 17일 1185억8255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당시 고환율·고금리에 정치 불확실성 영향으로 국장 매력도가 낮았던 데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트럼프 트레이드' 기대감도 높아지며 미장 쏠림을 부추겼다.

이후 악재가 진정되면서 국내 증시는 올초부터 점차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서학개미 자금은 이달 들어 다시 늘고 있다. 지난 1월 27일 1100억5106만달러(158조4185억원)를 찍고 다시 57억6494만 달러(6조2986억원)어치 미국 주식 보유액이 불었다.

특히 보관 금액 상위 기준으로 엔비디아 보유액이 지난 18일 127억3238만달러로 미국 주식 보유액이 최대였던 지난해 12월 17일(119억4321만달러)보다 7억8917만달러(6.60%) 늘었다. 전주 대비 3.08%, 전월에 비해서는 4.04% 증가하며 꾸준히 늘고 있다.

중소형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보유액도 39억894만달러로 네 번째로 많이 담은 종목이 됐다. 지난해 말 50위권에도 없던 종목이 전월 22억2577만달러, 전주에는 34억2950만달러 등으로 빠르게 불어났다. 대신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보유액이 지난해 말 대비 크게 빠졌다.

증권가에서는 추세적으로는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비미국 주식시장으로 자금 이동 흐름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본다. 지난해 미국 증시를 주도했던 매그니피센트7(M7) 주가는 고점을 찍고 정체 구간에 들어섰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조절론을 부각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금리는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력도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다.

박성현 iM증권 연구원은 "4월초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 내용을 지켜봐야겠지만 단기적으로 달러화 추가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달러화 추가 약세 시 비미국 주가 강세 현상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신고가를 조금씩 갱신하고 있으나 상승세가 둔화되며 비미국 순환매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나라보다는 종목을 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어느 국가에 투자할까가 아니라 소프트 AI에 투자했냐가 중요하다"며 "국가에 따라 투자해야 할 종목은 갈린다.
제조업이 강한 한국은 우주방산·원전, 소프트웨어가 강한 미국은 AI 소프트웨어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