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소은 김승준 한병찬 기자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20일 대통령 경호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생일에 유관기관을 동원해 파티를 진행한 것이 '직장 내 괴롭힘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김 장관은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는 답만을 반복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현안보고 및 질의를 진행한다. 이날 야당 일부 의원들은 범여권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김 장관에게 공세를 퍼부었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용노동부의 직장 내 괴롭힘 사례를 거론하며 '회사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직원들에게 장기자랑 준비를 강요', '이사장·국장·직원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도록 함'과 같은 사례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물었고, 김 장관은 "(이러면) 안 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임원이 직원들에게 회사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 가요를 개사해 회장님 찬양, 생일 축하 합창 공연을 강요함', '회사 차장의 지시로 직원들이 회장 부부의 반려견 옷을 구매함'이라는 사례에 대해서도 재차 물었고, 김 장관 또한 "강요는 안되지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앞선 사례에서 회장을 '윤석열 대통령'으로, 회사 창립을 '경호처 창설'로 바꾸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의했다. 앞서 야권은 경호처 창립기념일인 12월 18일이 윤 대통령의 생일과 근접한데, 창립기념일을 윤 대통령 생일 파티로 둔갑해 △윤석열 3행시 선발대회 △생일 축하 노가바(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 △경호처 합창 등을 진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을 거론하며 윤 대통령이 경호처 직원들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이어간 게 아닌지 질의한 셈이다. 김 장관은 "그런 사실 관계가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후 김 의원은 "괴롭힘의 수괴 윤석열 대통령의 복귀가 좋다고 김 장관이 이야기하지 않았나"라며 "윤 대통령이 복귀하면 국민들이 계엄 트라우마를 겪어야 한다. 국민에 대한 2차 가해"라고 했다.
김 장관은 "대통령은 투표로 당선된 분이다. 어떤 잘못을 했는지 밝혀지기 전에 그렇게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건 맞지 않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될 정도의 잘못인지 지금도 납득 못한다. 헌재도 똑바로 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박해철 의원도 김 장관을 상대로 "지난 1월 19일 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질의했다. 김 장관은 수초 간 정적 후 차관에게 해당 내용에 대해 물었고, 박 의원은 "그것도 답지를 봐야 하냐"고 압박했다.
박 의원은 극우 유튜버들이 문형배 헌법재판관 자택 앞에서 시위를 하거나, 김 장관이 집회에 참석해 '이런 식으로 대통령을 탄핵하면 국회의원을 전부 파면해야 한다'고 발언한 영상을 재생했다. 박 의원이 "극우 유튜버들이 헌법재판관 집 앞에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쏟아내는 장면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제가 답변할 내용이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김 장관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자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노이즈마케팅을 엄청 해주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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