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초중리, 진천·청주 축사 영향권
축사 철거·이전 어려워…주민 속앓이
![[증평=뉴시스] 안성수 기자 = 충북 증평군 증평읍 연탄리와 진천군 초평면 용기리 경계 지점에 있는 한 축사. 2025.2.20. hugah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2/20/202502201613465592_l.jpg)
[증평=뉴시스] 안성수 기자 = 충북 증평군 행정구역 경계 지역 주민들이 인접 지자체 축사에서 흘러 들어오는 악취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일 증평군에 따르면 지난해 군에 접수된 축사 악취 관련 민원은 82건으로 이 중 52건(63%)은 진천군, 청주시와 인접한 증평읍 연탄리(47건)·초중리(5건)에서 발생했다.
악취는 주로 축사 내 누적된 소·돼지 배설물에서 발생한다. 날이 습하거나 바람이 불 때 더 멀리 퍼진다.
연탄리는 맞닿아 있는 진천 초평면 용기리의 축사 악취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2017년에는 진천군이 용기리·연탄리 행정구역 경계에 돈사 신축 허가를 진행하려 했다가 증평군과 지자체 간 갈등이 빚어졌다. 해당 농가의 축사 신축 철회로 갈등은 일단락됐다.
연탄리는 정부의 '농촌공간정비사업'의 하나로 오는 2027년까지 마을 내 축사 15곳을 철거한다. 다만 용기리 축사가 있는 한 악취 문제는 진행형이란 지적이 나온다.
용기리 소·돼지 축사는 총 35곳으로 연탄리(16곳)의 2배를 웃돈다. 사육두수도 용기리 5904마리(소 2759마리, 돼지 3145마리)가 연탄리 3051마리(소 3003마리, 돼지 48마리) 보다 많다.
용기리·연탄리 경계로부터 130m 떨어진 곳에서 숙박업을 하는 성모(55·연탄리)씨는 "용기리에서 넘어오는 악취가 심해 인근 식당이나 숙박업소를 찾은 손님들이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겨울은 그나마 좀 나은데 여름에는 문을 못 열 정도로 악취가 진동한다"고 토로했다.
진천군 관계자는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증평군과 합동 현장점검을 나가 목초액 등 악취저감약품을 지급하고 있다"며 "예전에 비해 악취는 줄었지만, 축사가 있는 한 분뇨 냄새를 완전히 없애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증평읍 초중리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인접한 청주 청원구 북이면 옥수리, 금대리 소·돼지 축사에서 넘어온 악취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주거밀집지역인 초중리 축사는 염소 농가 1곳뿐이다. 반면 옥수리에는 소 축사 6곳(6960마리)·돼지 축사 1곳(397마리), 금대리에는 소 축사 3곳(151마리)·돼지 축사 1곳(1351마리)이 자리잡고 있다. 북이면을 악취 진원지로 꼽는 이유다.
운영 중인 축사를 이전시켜 달라는 요구도 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2016년 개정된 '가축 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축 사육 제한거리가 축종별 700m~1.5㎞로 강화돼 축사 신규 진입이 어렵다는 이유다.
이 지역 주민들은 악취 발생 우려가 있는 청주 축협 가축시장의 북이면 옥수리 이전 계획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증평군 관계자는 "축사를 강제로 철거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민원 발생 지역 점검을 강화하고, 악취저감약품을 지속 보급해 민원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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