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트럼프발 조선주 랠리 급제동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20 18:35

수정 2025.02.20 18:35

단기과열에 투자의견 하향
HD현대重·삼성重 등 급락
트럼프발 조선주 랠리 급제동
트럼프발 조선주 랠리에 대해 증권가에서 단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전 거래일 대비 11.96% 하락한 30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주요 조선주 주가가 줄줄이 내려앉았다. HD한국조선해양(-9%), 삼성중공업(-7.74%), 한화오션(-6.78%) 등의 낙폭이 컸다. 이들 종목에 투자하는 'SOL 조선TOP3플러스' 상장지수펀드(ETF)는 하루 만에 8.12% 급락했다.



증권가가 조선주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영향이 컸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두 종목 모두 현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한 게 부담요인이 됐다. 한화오션 주가는 지난해 말 3만7000원 선에서 지난 19일 8만1000원까지 올랐다. 이 기간 무려 100%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HD현대중공업도 20% 넘게 상승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측정 가능한 여러 수단을 동원해도 지금 두 종목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선주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연초부터 상승 랠리를 펼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직후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언급해온 만큼, 관세 우려에서 조선주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것이라는 관측이 조선주 주가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최근 미 의회에서 동맹국에 자국 해군함정 건조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K-조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함정 사업에서 주도권을 이끌어온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상승세가 부각됐다.

다만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국 함정 수주 허용이 자국 조선 인프라 회복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미국 수주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된다는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특수선 분야에 전에 없던 사이클이 시작됐고, 그 단초를 제공한 미국 함정 건조에 대해 국내 조선사들에 거는 시장의 기대도 합당하다"면서도 "실적 전망치가 추가 상승하기 전까지는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주가 과열 지표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19일 기준 증권가가 제시한 목표주가(6만2333원) 대비 현 주가(7만8200원)가 과도하게 오른 종목 1위에 올랐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조선사들에 대한 투자의견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역시나 주가가 빠른 시간 내에 급등했다는 이유에서다. UBS는 지난 17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대한 투자의견을 각각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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