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여야정, 손 맞잡았지만 뼈 있는 발언으로 신경전…"이 양보 아닌데"

뉴스1

입력 2025.02.20 18:37

수정 2025.02.20 18:4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정 안정을 위한 국회-정부 국정협의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2.2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정 안정을 위한 국회-정부 국정협의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2.2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정지형 임윤지 기자 = 여·야·정 대표가 20일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해 첫발을 뗀 국정협의회에서 웃으며 손을 맞잡았지만 시작부터 날 선 발언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펼쳤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국정협의회 4자 회담을 개최했다.

이번 회담은 여야가 지난달 9일 국정협의회와 관련해 4인 체제 구성에 합의한 지 약 2개월 만에 열리게 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여야와 정부가 정쟁을 자제하고 국정 안정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자리인 만큼 참석자들은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도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모두발언 순서는 정부부터 시작해 민주당, 국민의힘, 국회의장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최 대행 발언이 끝난 뒤 우 의장이 "다음은 1당 이 대표부터"라고 하자, 이 대표는 "집권당부터 하십시오"라며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 위원장은 미소를 보이면서도 "우리가 양보받아야 할 것은 이런 게 아닌데 어쨌든 받도록 하겠다"며 뼈 있는 발언을 내놨다.

반도체 특별법, 국민연금 개혁 등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이어온 주요 의제에서 야당이 협조를 해주지 않은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위원장은 "국회는 삼권분립을 견지해야 한다"며 "예산 편성 권한은 엄연히 정부에 있는데 국회가 일방적으로 감액 처리한 것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단행한 원인 중 하나로 내세웠던 정부 감액 예산안 일방 처리에 관한 책임을 야당에 물은 셈이다.

반면 이 대표는 민주당에서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어려운 경제에 국민이 고통받지 않도록 하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추경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가능한 합의를 끌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근 민생회복 소비쿠폰(13조 원)을 비롯한 35조 원 규모 자체 추경 편성안을 편성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최 대행을 겨냥해서도 "반도체 특별법 관련해 근로시간 특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하는 게 낫지 않냐는 말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도체 특별법에 연구개발(R&D) 인력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정부·여당 입장에 반박한 것이다.


대신 이 대표는 "작은 진전이라도 이룰 수 있으면 해내야지 합의가 어려운 조건을 붙여 끝까지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께서 흔쾌히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우 의장 역시 "오늘 적어도 추경 편성에는 합의했으면 좋겠다"며 "쟁점이 있지만 문제의식이 맞닿아 있어서 합의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회담에는 정부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국민의힘에서 김상훈 정책위의장, 신동욱 수석대변인 등이, 민주당에서 진성준 정책위의장, 조승래 수석대변인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