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밝음 김기성 김민재 기자 =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20일 비상계엄 당시 체포 대상자 메모에 대해 두 번째 메모는 불필요한 내용이 너무 많아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홍 전 차장은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2차 메모는 두 장에 빽빽하게 인물 정보가 쓰여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 전 차장은 이날 자신의 메모가 달라진 과정을 직접 자료를 제시하며 설명했다.
홍 전 차장의 메모는 4가지 종류가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으면서 작성한 포스트잇 1차 메모 △보좌관을 시켜 정서(正書)한 2차 메모 △보좌관이 다음 날 기억에 따라 다시 작성한 3차 메모 △가필한 4차 메모 등이다.
홍 전 차장은 보좌관에게 기억에 따라 다시 작성하도록 시킨 이유를 묻자 "너 머리 똑똑한데 적어보라면서 복기를 시켰다"며 "보좌관하고는 이전에도 이런 일이 몇 번 있었기에 새로운 일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차 메모가) 시원시원하게 잘 쓰여 있으니 두 장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두 번째 메모를 폐기했다"며 "세 번째 메모를 보고 권순일이 두 번 쓰였고 조국이 빠져있어서 (가필했다)"라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보좌관이 기억에 따라 작성한 3차 메모에 자신이 가필하고 밑줄을 그은 것이 4차 메모라며 별도 메모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 측이 메모의 동그라미는 무엇인지 묻자 "지금 생각해 보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동그라미 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이 검찰 조사에서 '명단을 적다가 이거 미친놈인가란 생각이 들어서 그다음엔 제대로 안 적었다'고 진술한 것을 언급하면서 메모에 빠진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홍 전 차장은 "10명은 쓰고 2명을 못 썼다"며 "지금 기억하기론 양정철(전 민주연구원장)과 조해주(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라고 했다.
검찰에 증거로 제출한 메모에 조해주·양정철이 있느냔 물음엔 "11일 오후에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검사에게 메모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조해주·양정철을 적어넣어 드렸다"고 설명했다.
홍 전 차장은 메모 상단에 14명과 16명이라고 쓴 이유에 대해선 "체포 대상자로 14명으로 들었는데 16명일 수도 있겠단 생각으로 적었다"며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14명이냐, 16명이냐' 묻길래 (16명을) 지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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