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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메모' 놓고 진실공방…洪 진술 정정, 尹 "체포 지시로 엮어"(종합)

뉴스1

입력 2025.02.20 19:49

수정 2025.02.20 19:49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20/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20/뉴스1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20/뉴스1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2.20/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25.2.20/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25.2.20/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정재민 이밝음 김기성 김민재 기자 =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두 차례 출석한 가운데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은 정치인 체포 명단이 적혀 있는 이른바 '홍장원 메모'를 두고 진실게임 양상을 벌였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해임되니 체포 지시라 엮어낸 게 메모의 핵심"이라고 비판했다.

홍 전 차장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홍 전 차장은 지난 4일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여'란 지시를 받은 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 '체포 명단'을 전달받아 메모를 작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최근 증인신문에 출석했던 조태용 국정원장이 홍 전 차장의 메모가 총 4가지 버전으로 작성됐다며 신뢰성에 의구심을 표했던 것을 거론하며 집중 공세를 펼쳤다.



홍 전 차장은 여 전 사령관이 불러준 '주요 인사 체포 명단'이 적힌 메모 실물을 갖고 나왔다. 그는 국민의힘 측이 당시 국정원 폐쇄회로(CC)TV 동선을 공개한 것에 대해선 "적절한 시점인가 한번 묻고 싶다"고 했다.

홍 전 차장은 1차 명단을 작성한 뒤 현직 국정원 직원인 자신의 보좌관에게 정서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두 번째 메모는 불필요한 내용이 너무 많아 폐기했다고 설명했고, 메모의 동그라미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있다는 생각으로 친 것 같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의 메모에서 체포 명단이 추가된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홍 전 차장은 여 전 사령관의 통화 당시 받아 적은 것은 10명이었고 2명을 더 들었지만 누군지 몰라 보좌관을 통해 추가했다고 했다. 2명은 양정철 전 민구연구원장과 조해주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이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메모 상단에 14명과 16명이라고 쓴 이유에 대해선 "체포 대상자로 14명을 들었는데 16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적었다"며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14명이냐, 16명이냐' 묻길래 (16명을) 지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 측은 해당 보좌관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현대고 동문인 친구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 전 차장은 "보좌관 친구까지 어떤 사람인지는 기억 못 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이 최초 메모 작성 장소를 당초 국정원장 관저 공터에서 집무실로 정정한 것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 윤갑근 변호사는 "12월 3일이면 겨울이고 바깥에서 메모한다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장소를 혼동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홍 전 차장은 검찰 조사 당시 여 전 사령관과의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한꺼번에 한 것처럼 진술했다며 "정정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진술에선 관저 앞 공터라고 생각했지만 체포자 명단을 불러주겠다고 한 것은 (당일) 22시 58분이었고, 명단을 받아 적은 것은 23시 06분 (제) 사무실"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증인 신문에는 "국무총리와 같은 심판정에 앉아 있는 모습이 국가 위상에 좋지 않다"며 한 총리 입장 전 퇴정했지만 홍 전 차장 증인신문엔 모습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홍 전 차장의 메모를 대리인들을 통해 주의 깊게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또 마지막 발언에선 손짓을 섞어가며 격앙된 어조로 발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의 증인신문 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홍 전 차장의 메모에 대해 "저와 통화한 걸 가지고 대통령의 체포 지시라고 연결해 바로 내란과 탄핵의 공작을 했다는 게 문제"라며 "제일 중요한 부분이 홍 전 차장이 여 전 사령관과 육사 선후배라는 것인데 아까 그 얘기를 못 들었다고 거짓말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홍 전 차장에게 얘기한 건 (두 사람이) 육사 선후배기에 좀 거들어 주라고 한 건데 이렇게 엮어서 대통령의 체포 지시로 만들어냈다는 게 핵심"이라며 "자신도 12월 6일에 해임되니 대통령의 체포지시라 엮어낸 게 이 메모의 핵심"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조서를 수사관이 받은 모양인데 전부 엉터리"라며 "우리나라에서 국정원 직원을 빼고 저만큼 국정원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