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재민 김기성 김민재 기자 = 조지호 경찰청장은 20일 12·3 비상계엄 사태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로 "수고했다"는 내용을 들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밝혔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뒤인 12월 4일 오전 약 5시쯤 대통령에게 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는가'라고 물었고 조 청장은 "네. 그 시간에 전화를 받은 사실은 있다"고 답했다.
조 청장은 당시 윤 대통령이 전화로 "'수고했다'고 말씀하신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12월4일 김봉식 당시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초동대치를 잘 해줘서 덕분에 상황이 아주 빨리 끝났다"고 말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 "(김 청장에게) 이런이런 내용으로 전화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도 김 청장과 통화했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잘 기억을 못 한다"고 했다.
조 청장은 다만 검찰 조사에서 당시 '덕분에 빨리 끝났다'는 윤 대통령의 말에 "뼈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선 부인했다.
조 청장은 "뼈가 있다는 말은 한 적이 없다"며 "제가 잘 쓰는 표현은 아니고 제가 인간적으로 미안해서 면직 절차를 밟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2월 4일 오전 박현수 당시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에게 "현실적으로 간밤에 있던 이야기를 나누고 제가 경찰로서 계속 직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아서 면직 절차를 밟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윤 대통령의 전화를 "질책하고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오히려 질책했으면 제가 다른 생각을 했을 텐데 그렇진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 청장은 아울러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전화는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박 총장,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의 요청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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