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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체포명단 알기 위해 메모"…윤측 "보좌관 한동훈 친구 아니냐"(종합)

뉴시스

입력 2025.02.20 20:48

수정 2025.02.20 20:48

내란 혐의 '스모킹건' 지목 정치인 체포조 명단 메모 홍장원 "명단 알려 작성"…윤 측 "인원수 계속 바뀌어" 윤 측 신빙성 추궁…작성 장소, 메모한 보좌관 등 지적 홍장원 "여인형이 불러준 12명 명단, 정확히 기억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10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헌법재판소) 2025.02.20. photo@newsis.co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10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헌법재판소) 2025.02.20. photo@newsis.co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종희 김정현 최서진 김래현 이소헌 기자 =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다시 출석해 이른바 '정치인 체포조 명단'이 적힌 메모와 관련 "'왜 이런 사람들을 체포하려 했을까'라는 궁금증이 있었고 관심을 가져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잊어먹지 못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홍 전 차장은 20일 오후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서 국회 측이 '12·3 비상계엄' 당시 '체포조 명단'을 메모로 남긴 경위를 묻자 "지금처럼 이 메모가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여인형 당시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이재명·우원식·한동훈 등의 체포조 명단을 통화로 듣고 받아 적었다고 검찰과 헌재 등에서 증언한 바 있다.

홍 전 차장의 메모를 두고 윤 대통령 대리인단과 지난 13일 변론에 출석한 조태용 국정원장은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조 원장은 CCTV를 보니 메모를 쓴 장소가 당초 홍 전 차장이 밝혔던 장소인 원장 공관 앞이 아니라 국정원 청사 사무실이었고, 글씨를 알아보기 어려워 메모를 보좌관에게 시켜 정서(正書, 글씨를 바로 씀)하면서 네 종류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이날 신문 과정에서 메모를 옮겨 적은 보좌관에 대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친구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메모를 정서했다는 보좌관이 한 전 대표 친구 아닌가"라고 물었고, 홍 전 차장은 "제가 보좌관의 친구까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어 윤 변호사는 "본인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을 보좌관이 정리할 수 있느냐"고 묻자, 홍 전 차장은 "몇 번 정서를 했던 보좌관"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 측은 해당 보좌관의 이름을 대해 캐물었으나, 홍 전 차장은 현직 국정원 직원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엇다.

윤 대통령 측은 메모 속 인원수가 12명, 14명, 16명 등과 같이 자꾸 바뀐다고 지적했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 측이 메모에 '14명', '16명(밑줄)'이 적힌 이유를 묻는 질문에 "처음 들을 때부터 12명의 명단을 정확히 기억하고 2명은 들었는데 잘 기억은 못했다. 1~2명이 더 있었던 것 같아서 (16명을) 적었다"고 설명했다.

홍 전 차장은 이후 국회 측 질문에서 "지난해 12월 11일 검찰 조사 받으면서 검사가 (메모에 대해) 설명해보라 했을 때 '16명 아니고 14명'이라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또 메모에 적힌 인원수는 12명이라 그 때 양정철, 조해주 두 명의 이름을 적어 넣었다는 것이 홍 전 차장의 입장이다.

홍 전 차장은 여 전 사령관과 통화한 장소를 추궁하는 윤 대통령 측 질문에 "기억을 보정하니 처음 여 전 사령관이 제게 체포자 명단을 불러주겠다고 했던 것은 공터에 있을 때였던 (계엄 당일) 오후 10시58분 상황이었다"며 "받아 적은 것은 오후 11시6분 사무실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025.02.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025.02.20. photo@newsis.com
홍 전 차장 설명에 따르면 당시 여 전 사령관은 그와 1차 통화에서 일반전화로 '체포조 명단을 불러 줄테니 보안폰으로 바꿔서 통화하자'고 했고, 그는 통화가 어려워 사무실로 돌아와 2차 통화를 해서 명단을 듣고 받아 적었다.

홍 전 차장은 "보안폰에는 차관급만 들어가 있었고 방첩사령관은 포함이 안 됐다"며 "그래도 연결하려다 보니 개인이 입력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통신실이나 담당 부서에서 연결시켜야 해서 보안폰으로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연결이 불가능해서 최종적으로 다시 일반전화로 '보안폰이 연결 안 된다, 사람 보내라' 하니 '바빠서 보낼 수 없다'고 해서 불러준 명단을 받아 적었다"고 전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첫 메모를 적자 마자 보좌관에게 정서를 시켜 두 번째 메모가 만들어졌고, 계엄 이튿날인 12월 4일 오후 4시께 다시 복기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를 다시 쓰게 한 이유를 묻자 "두 명이 생각나지 않아서"라며 정서를 시킨 보좌관에게 다시 쓰도록 지시했다고 했다.
앞서 썼던 메모와 "명단은 동일하다"고도 말했다.

홍 전 차장은 헌재가 증거로 채택한 메모에 파란 글자는 보좌관이, 검정 글자는 자신이 적었다는 등 메모가 만들어진 경위를 설명하면서 "그 때는 특별한 의미 없이 했던 행위들이 이렇게까지 설명을 드려야 할 게 됐다"고 했다.


국회 측에서 윤 대통령 측이 통화 장소나 메모 내용을 문제 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홍 전 차장은 "여러 가지 오해나 여러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보좌관한테 정서를 시킨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만약 혼자만 썼다면 누가 제 말을 믿어 줬겠나"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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