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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호불호 갈린 평? '살인의 추억' 때도 악평 많았죠" [N인터뷰]

뉴스1

입력 2025.02.21 08:02

수정 2025.02.21 08:02

봉준호 감독/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봉준호 감독/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봉준호 감독/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봉준호 감독/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신작 '미키 17'으로 돌아온 봉준호 감독이 국내외 시사회에서 먼저 공개된 영화에 대한 호불호 반응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진행한 영화 '미키 17' 관련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나온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반응에 대해 "'살인의 추억'도 개봉 당시에는 악평 많이 있었다, 그런데 세월이 가면서 오히려 약간씩 더 좋아진 케이스였던 것 같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봉 감독은 "나라마다 평과 관련해 온도 차이가 나는 경우들도 있다, 참 알 수 없는 영역인 것 같다, 평이라는 것이"라면서 "나야 이제 영화를 만들고 완성하면 내 손을 떠나는 거다, 어떤 나라에 또는 어디에서 어떤 관객들을 만나서 어떻게 시간이 흘러가게 되는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또 부침을 겪게 될지 그걸 이제 계속 지켜보게는 되지만, 사실 나의 주 업무는 또 그다음 작품을 준비하거나 이미 찍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영화를 홍보하고 있는 지금도 봉 감독은 신작 준비로 바쁘다. 앞서 언급해 왔던 심해어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 작업은 '미키 17'의 작업과 병행해 왔다. 봉 감독은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며 평가에 일희일비할 수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인터뷰 사이사이 애니메이션 팀한테 계속 리뷰를 보내고 있다, 조금 전에도 점심을 먹고 나서 또 그쪽(애니메이션)에 피드백이 밀리면 안 되기 때문에 일을 했다, 컴퓨터의 앞에 앉아 있는 150여 명이 나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기생충'(2019)은 봉준호 감독 개인의 인생뿐 아니라 한국 영화 100년사 안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남겼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까지 이뤄냈다. 역사상 전무한 업적이었다.

'기생충'의 엄청난 성공 이후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봉 감독은 "'기생충'의 성공은 만 오십 세 때 이뤄졌다, 좋은 사건이었다, 침착하게 모든 상황을 받아들였다, '기생충' 전후에, 앞과 뒤에 내 작업 방식이 바뀐 것도 없고, 생활 방식이 바뀐 것도 없고 하던 대로 쭉 해온 그 결과물이 '미키 17'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가 언급한 인물은 개인적으로 '형님'이라 부를 만큼 친밀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다. 봉 감독은 "몇 차례 얘기한 적이 있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이 늦장가를 간 형님이 상을 일찍 받으셨다"며 "'기생충'처럼 칸 영화제에서 '펄프픽션'이 황금종려상을 받고 오스카에서도 상을 받았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그런 일들을 서른한 살에 겪어냈다"고 했다.

이어 "(쿠엔틴 타란티노가) 사석에서 말하길 '좋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다'고 하더라, 나는 20대 때 연출하고 50대에 그런 상황이 돼 그런지 차분하게 맞이했다"면서 "특별한 압박은 없었고 평소 하던 대로 하려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했다.

다만 할리우드 배우 및 작가의 파업 여파로 개봉 시기가 밀리면서 겪은 우여곡절로 인한 아쉬움이 없지 않다. 봉 감독은 "할리우드는 파업하면 배우가 홍보 활동도 할 수 없게 돼 있더라, 규정이 그래서 많은 영화들이 다 개봉을 미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퍼즐이 엉켜서 순서가 뒤죽박죽됐다, '미키 17'은 23년도에 후반 작업까지 다 끝난 상황이었다, 그 상황 외에는 모든 것이 순탄했고 평소 하던 대로 이어져 왔다"고 밝혔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영화는 2022년 발간된 에드워드 애시튼의 '미키 7'을 원작으로 하며 봉준호 감독의 8번째 장편 영화다. 로버트 패틴슨과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과 마크 러팔로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했다.
오는 28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