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적극 협상에 나서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25%로 높이려는 것에 대해 지난주 미 워싱턴에서 협상을 가졌으며 EU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을 비롯한 외신은 워싱턴 협상을 마친 EU 관리들이 미국의 관세로 인한 “불필요한 고통”을 피하기 위해 특히 자동차 관세 부과 문제를 비롯한 광범위한 합의를 위한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로스 세프코비치 EU무역집행위원장은 워싱턴 협상에서 EU와 미국이 서로 자동차 관세를 점차 낮춘후 폐지하는 것을 논의하는 등 자동차가 주요 문제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세프코비치는 EU가 세계에서 가장 개방된 경제라며 미국도 “관세 인하 논의를 위한 문을 열어놨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가별로 상호관세 부과를 위한 계획을 지시했으며 또 19일에는 자동차에도 25% 이상의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 자동차에 부과될지 아니면 특정 국가에 부과될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이르면 4월2일부터 시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가 2.5%인데 비해 EU는 미국산에는 훨씬 높은 10%를 매기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세프코비치는 워싱턴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 케빈 해싯 미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과 약 4시간동안 만나 협상을 하는 동안 EU산 자동차에 새로운 관세 부과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미국측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세프코비치는 EU와 미국의 자동차 관세 축소 또는 폐지의 조건으로 미국이 수입 픽업트럭에 부과중인 25% 관세 문제도 협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가 예고대로 부과되면 강력하게 맞설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세프코비치는 구체적인 보복 내용 공개를 피했다.
EU는 이번 워싱턴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대두 수입량을 늘리는 것도 논의했다.
세프코비치는 이보다 앞서 워싱턴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 행사에서 500억유로(약 75조원)인 EU의 대미 무역 흑자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로 환대서양 재화와 용역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라고 했다.
그는 미국 거대 IT기업들이 EU의 규제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이것은 차별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이 문제를 놓고 협상할 뜻도 내비쳤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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