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대선 염두에 둔 '우클릭' 행보
민주당 내 정체성 논쟁 확산 조짐
민주당 내 정체성 논쟁 확산 조짐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중도 보수 정당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21일 임 전 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클릭은 정답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18일 유튜브 '새날'에 출연해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 사실 중도 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실제로 갖고 있다. 진보 진영은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며 "앞으로 민주당은 중도 보수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임 전 실장은 "이것을 용인하면 앞으로 숱한 의제를 물러서야 할지 모른다"며 "실용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고 대표가 함부로 바꿀 수 없는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인권과 평화, 민주주의, 성장과 복지의 균형, 시장 방임이 아닌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해 온 민주당이 어찌 중도 보수 정당이겠나"라며 "탄핵과 정권교체에 집중할 때라면 제발 그렇게 하자. 설익은 주장은 분란을 만들 뿐 장차 진보 진영과의 연대를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임 전 실장은 "중도와 합리적인 보수층 마음까지 얻고 싶은 것은 모두가 같지만 단순히 우클릭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이 대표에겐 자신이 사실과 달리 좌파 혹은 진보로 인식되고 있다는 불편함이 있어 보인다. 그 불편함이 우클릭 강박관념을 만들어내고 있는 듯 하나 우클릭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의 리더십에 필요한 것은 신뢰감과 안정감"이라며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두 쪽 난 사회를 통합해내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 대표의 '중도보수 정당' 발언 이후 당내에 정체성 논쟁이 이어지자 이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도·보수 논쟁이 한창인데, 세상이란 흑백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어떻게 흰색 아니면 검은색이라고 주장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도 우리 당의 입장을 보수 또는 중도 보수라고 많이 말했다"며 "국가 살림을 하는 정당이 '오로지 진보', '오로지 보수' 이렇게 해서 어떻게 국정을 하느냐"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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