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민 81% "죽음 앞두고 호스피스 이용 의향"…35% "가족이 원해서"

뉴시스

입력 2025.02.23 07:01

수정 2025.02.23 07:01

보사연, '웰다잉 논의의 경향 및 과제' 보고서 19% "호스피스 이용 안해…'비용 부담'이 1위 응답자 92% "임종기 때 연명의료 중단 의향" 68%는 '의미 없는 삶'…60% '가족 부담' 걱정 20% "신체적 통증 느끼지 않아야 좋은 죽음"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뉴시스DB)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뉴시스DB)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죽음을 앞두고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이유로는 '가족이 원해서'라고 답했다.

부모, 자녀, 형제 등과 함께 '죽음'에 대해 얘기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45% 수준에 머물렀다. 응답자 5명 중 1명은 '죽을 때 신체적 통증을 가급적 느끼지 않는 것'을 가장 좋은 죽음으로 꼽았다.

2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웰다잉 논의의 경향 및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2.4%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4월 23일~5월 7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다.

또 응답자의 81.1%는 말기 및 임종기 환자가 됐을 때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자는 18.9%였다.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는 말기 시한부 환자에게 억지로 생명을 연장하는 연명치료를 하지 않지만, 육체적 고통을 덜어주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이용 가능 기간은 최대 60일로 정해져 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 이용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비용이 크게 들 것 같아서가 49.7%를 차지했다. 이어 '죽음을 기다리는 곳이라는 인식 때문에'(43.5%), '남은 생을 포기하는 것 같아서'(28.0%),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가 무엇인지 잘 몰라서'(18.7%), '통증 때문에 고통스러워도 아무런 조치를 해주지 않을 것 같아서'(16.6%)가 뒤를 이었다.

부모, 자녀, 배우자, 형제·자매나 4촌 이내 친척이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12.8%였다.

서비스 이용 여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로는 '가족이 원해서'가 35.1%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환자가 원해서'(33.6%)가 뒤따랐다. '의사가 권유해서'(19.1%), '치료를 이어갈 경제적 여력이 부족해서'(10.7%) 순이었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이 병원 1층 로비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주간을 맞아 ‘2024년 호스피스·완화의료 홍보 음악회 및 캠페인’을 실시했다.(사진=대전성모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이 병원 1층 로비에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주간을 맞아 ‘2024년 호스피스·완화의료 홍보 음악회 및 캠페인’을 실시했다.(사진=대전성모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응답자 74.9%는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83.0%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국민이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전체 응답자의 91.9%는 말기 및 임종기 환자가 됐을 때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8.1%는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없는 응답자의 53.0% '통증 때문에 고통스러워도 아무런 조치를 해주지 않을 것 같아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는 응답도 49.4%였다. 반면 연명의료 중단 결정 의향이 있는 이유로는 '회복 가능성이 없는 삶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가 68.3%로 가장 높았으며 '가족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아서'가 59.9%로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10명 중 8명(78.6%) 가까이는 '본인의 죽음이나 생애 말기의 상황, 그때의 치료 계획에 대해 가끔 혹은 자주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죽음이나 생애 말기 상황, 치료 계획에 대해 부모, 자녀, 배우자, 형제·자매 등 가족에게 이야기해 본 적 있는 경우는 45.7%에 그쳤다.


응답자가 느끼는 '좋은 죽음'으로는 '죽을 때 신체적 통증을 가급적 느끼지 않는 것'이 20.1%로 가장 많았으며 '가족이 나의 병수발을 오랫동안 하지 않는 것'(18.5%), '가족이 나의 간병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17.5%) 순이었다. '임종 시 가까운 가족과 친구가 곁에 있어 주는 것'이라는 응답은 5.8%로 가장 낮았다.


보고서는 "생애 말기의 의사결정에서는 환자·가족·의료진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기에 생애 말기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문화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진행되는 교육보다는 집단별·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