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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현대차·기아에 대한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엇갈린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들어 외국인은 현대차·기아를 연일 팔아치우는 반면 개인은 순매수로 대응하면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3일~23일) 외국인의 순매도 1위 종목은 현대차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현대차를 4259억원어치 팔아치웠다. 특히 이달 3일부터 12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부진한 지난해 4·4분기 실적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불확실성이 외국인 이탈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으로 2조822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17.59% 밑돌았다. 인센티브 상승과 재고 지연으로 인한 믹스효과 감소, 줄어든 환율 효과 등이 발목을 잡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4월 2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관세율이 1%p 인상될 때 국내 자동차 연간 대미 수출액은 약 2억7702만달러(약4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 장문수 연구원은 "자동차 시장에 대한 손익 악화, 경쟁 심화, 수요 둔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투자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며 "주요 시장인 미국의 관세 우려로 주요 수익 시장인 미국의 불확실성에 근거한 할인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은 기아와 현대차를 각각 2446억원, 105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순매수 순위로는 각각 3위와 15위다.
높아진 밸류에이션 매력과 배당 수익률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하락에 따른 가격 매력도와 높은 배당 수익률을 고려했을 때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반등의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기아의 결산 배당금은 6500원으로, 배당수익률은 6.87%(21일 종가 기준)다. 배당 기준일인 3월 19일까지 기아의 주식을 보유하면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개인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관세 불확실성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주환원율 35~40%를 유지하고 있어 현재 저평가 국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K증권 윤혁진 연구원은 "관세가 25% 부과된다고 하더라도 미국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와 가동률 상승, 기아 멕시코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미만으로 저평가 상태다. 현 시점에서 배당 매력도 역시 높다"라고 강조했다.
DB금융투자 남주신 연구원은 "현대차의 올해 지배주주순이익 기준 PER은 4배로 저평가가 뚜렷하다"며 "실익이 발생하는 대형 모멘텀이 발생할 경우 주가는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보여 장기적인 관심에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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