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獨갤러리 에스더쉬퍼 서울지점 확장…"亞기반 한국 선택에 만족"

연합뉴스

입력 2025.02.23 12:56

수정 2025.02.23 12:56

에스더 쉬퍼 대표 "전현선 이어 추가로 한국 작가와 함께 할 것" "전 세계적 미술시장 어렵지만 적응하면서 지나갈 것"
獨갤러리 에스더쉬퍼 서울지점 확장…"亞기반 한국 선택에 만족"
에스더 쉬퍼 대표 "전현선 이어 추가로 한국 작가와 함께 할 것"
"전 세계적 미술시장 어렵지만 적응하면서 지나갈 것"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지금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미술시장도 다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렇지만 결국은 적응하면서 어려운 시기도 지나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계속 변하니까요. 아시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데 견고한 기반이 있는 게 중요하고 우리 갤러리는 그게 서울이었죠."
독일의 유명 갤러리인 에스더쉬퍼 갤러리가 서울에 전시 공간을 마련한 지 3년 만에 더 넓은 공간으로 이전해 관객들을 만난다.

獨갤러리 에스더쉬퍼 서울지점 확장…"亞기반 한국 선택에 만족" (출처=연합뉴스)
獨갤러리 에스더쉬퍼 서울지점 확장…"亞기반 한국 선택에 만족" (출처=연합뉴스)

에스더쉬퍼 갤러리는 1989년 에스더 쉬퍼가 자기 이름을 따 독일 쾰른에서 시작한 갤러리다. 현재 독일 베를린과 프랑스 파리에 이어 서울에 전시장을 두고 있다.

다음 달 리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피에르 위그를 비롯해 지난해 역시 리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필립 파레노와 아니카 이, 뮤지엄 산에서 개인전을 연 우고 론디노네 등이 에스더쉬퍼 갤러리와 함께하는 작가들이다.

서울 지점은 2022년 경리단길에 문을 열었고 3년 만에 한남동으로 확장 이전했다.

지난 21일 한남동 전시장에서 만난 에스더 쉬퍼 대표는 아시아의 거점으로 한국을 택한 이유에 관해 "여기에 고객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래 유럽 시장에 관심이 있었지만 2000년대부터 중국 시장이 점차 개방되기 시작했고 아시아 지역이 점점 더 열리면서 아트페어(아트바젤 홍콩)에 참가하게 됐죠. 그렇게 홍콩에 가면서 한국도 방문하게 됐어요. 궁극적으로 한국에 온 이유는 고객들 때문이죠. 사업가로서 고객이 제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는다면 그 고객이 있는 지역으로 가는 게 이득이죠. 그렇게 해서 한국과 관계를 맺었고 그 이후엔 일이 자연스럽게 흘러갔어요."
고객이 한국에 있었다고는 하지만 유수한 서구 화랑의 아시아 거점은 대부분 홍콩이다. 거고지언(가고시안)이나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같은 대형 화랑은 모두 홍콩에 아시아 거점을 두고 있다.

獨갤러리 에스더쉬퍼 서울지점 확장…"亞기반 한국 선택에 만족" (출처=연합뉴스)
獨갤러리 에스더쉬퍼 서울지점 확장…"亞기반 한국 선택에 만족" (출처=연합뉴스)

"우리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기는 하지만 (거고지언이나 하우저앤워스 같은) 대형 화랑도 아니에요. 어떤 브랜드로 어디에 상륙해서 플래그십 매장을 내는 형식보다는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홍콩은 사실 좀 어려웠어요. 10년 전의 홍콩과 오늘날의 홍콩은 또 다르죠. 홍콩에 갤러리를 내지 않은 게 지금은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택한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에스더쉬퍼 갤러리의 한국 사업이 변곡점을 맞을 때마다 외부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2022년 처음으로 전시장을 낼 때는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이었고 올해는 계엄 사태 등으로 한남동 공간 개장이 한 달 정도 미뤄지기도 했다. 국내 미술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점쟁이가 아니라 명확한 답변을 할 수는 없겠지만 (어려운 미술시장이) 한국만의 상황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죠. 서울 지점 확장도 무모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 정도로 생각하고 있죠."
獨갤러리 에스더쉬퍼 서울지점 확장…"亞기반 한국 선택에 만족" (출처=연합뉴스)
獨갤러리 에스더쉬퍼 서울지점 확장…"亞기반 한국 선택에 만족" (출처=연합뉴스)

50여명 작가가 소속된 에스더쉬퍼 갤러리는 지난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전현선과 소속 계약을 맺었다. 전현선은 지난해 베를린의 에스더쉬퍼 전시장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프랑스의 회화 작가상인 장 프랑수아 프라 상의 최종 후보 3명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는 6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아트페어 아트바젤 바젤에서 대형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인 '언리미티드'에 참여할 예정이다.

쉬퍼 대표는 "우리가 처음 같이 작업하는 한국 작가는 적어도 간접적으로라도 한국의 이야기를 하길 바랐다"며 전현선 작가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현선 작가의 작품은 전통적인 한국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모티브에는 국제적인 면이 있는 등 많은 것이 잘 섞여 있다고 생각했어요. 한국과 많은 것이 연결돼 있으면서도 동시에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요소가 있죠. 이런 작품은 한국에서밖에 찾을 수 없죠."
獨갤러리 에스더쉬퍼 서울지점 확장…"亞기반 한국 선택에 만족" (출처=연합뉴스)
獨갤러리 에스더쉬퍼 서울지점 확장…"亞기반 한국 선택에 만족" (출처=연합뉴스)

쉬퍼 대표는 "한국이란 맥락을 벗어나서도 작가의 작품 세계가 이해될 수 있을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작가를 찾고 있다"며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1명 이상의 다른 한국 작가와도 작업을 함께 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선일 에스더쉬퍼 서울 디렉터는 "전속 작가를 한국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한국 작가를 해외에 소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좀 더 넓어진 공간에서 한국 작가 지원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더쉬퍼 갤러리는 한남동 전시장에서 다음 달 4인전으로 본격적인 전시를 시작한다. 개인전은 가을에 벨기에 작가 안 베로니카 얀센스 전시가 예정돼 있다.
앞서 25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는 아니카 이의 신작을 비롯해 제너럴 아이디어, 피에르 위그, 필립 파레노, 전현선 등 소속 작가 12명의 작품을 정식 전시가 아닌 일종의 프레젠테이션 형태로 소개한다.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