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조현기 손승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변론 종결이 다가오면서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될 경우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중도층 민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일주일 만에 중도층에서 지지율이 10%포인트(p) 큰 폭 감소한 결과가 나오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 당내 주류에서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여당이 강경 보수층으로 경도돼 중도와 온건 보수에서 표가 이탈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권 유력 잠룡들의 지지율 하락과 중도층 이탈에 대해 어떤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냐는 취지의 질문에 "한 번의 여론조사로 어떤 추세를 지금 단계에서 평가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냈던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시점에 중도층이 빠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며 "데이터를 자세히 보면 '만약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민주당 후보 37%, 국민의힘 후보 33%였다"며 "이건 오차범위 내"라고 설명했다.
여권 주류는 현재 시점보다 더 중요한 시점은 윤 대통령의 탄핵 여부가 결정될 3월로 내다봤다. 권 원내대표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표에 대해 저희가 인정하고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앞으로 2~3번의 여론조사를 보고 평가하고,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를 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수석대변인도 "우리 당으로선 그렇게 돼선 안 된다고 보지만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될 시, 그때 그 상황과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낼 것인가 그런 부분에서 (여론이) 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윤상현 의원 역시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론은 형상 변한다"며 "어제 제가 현장(대전 세이브코리아 집회)에 가보니 여론이 올라온단 이야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도 포섭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여당 지도부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면 정권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뺏길지 모른다고 우려하며, 지금 중도층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내 중진이자 여권 내 잠룡인 안철수 의원은 중도층 지지 하락과 관련 "제가 제일 우려했던 부분이다. 당연한 결과"라며 "강한 의견을 가지신 분들이 중도 보수나 중도층과 비록 생각이 다르더라도 이재명은 안 된다는 생각으로 모여야 한다"고 보수 진영의 대결집과 중도 포용을 주장했다.
또 다른 여권 잠룡인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최근 상황과 관련 "보수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중원은커녕 안방까지 내줄지도 모른다.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구석으로 내몰린 운동장'이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중도층의 정당별 지지율은 국민의힘 22%, 민주당 42%, 무당층 28%로 나타났다. 전주 각 32%, 37%, 24%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10%p 빠졌고 민주당은 5%p 상승했다.
갤럽은 "양당 격차는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지만, 올해 들어 총선·대선 직전만큼 열띤 백중세였던 양대 정당 구도에 나타난 모종의 균열"이라며 "중도층을 중심으로 여권 지지세가 소폭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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