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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아닌 인간으로…가능성을 확인한 차두리 감독의 '공감 리더십'

뉴스1

입력 2025.02.24 08:00

수정 2025.02.24 08:00

화성FC 차두리 감독이 23일 오후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시즌 개막전 성남FC와 화성FC의 경기에 입장하고 있다. 2025.2.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화성FC 차두리 감독이 23일 오후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시즌 개막전 성남FC와 화성FC의 경기에 입장하고 있다. 2025.2.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화성FC 차두리 감독이 23일 오후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시즌 개막전 성남FC와 화성FC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2025.2.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화성FC 차두리 감독이 23일 오후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시즌 개막전 성남FC와 화성FC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2025.2.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화성FC 차두리 감독이 23일 오후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시즌 개막전 성남FC와 화성FC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2025.2.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화성FC 차두리 감독이 23일 오후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시즌 개막전 성남FC와 화성FC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2025.2.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화성FC 차두리 감독이 23일 오후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시즌 개막전 성남FC와 화성FC의 경기에 앞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5.2.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화성FC 차두리 감독이 23일 오후 경기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시즌 개막전 성남FC와 화성FC의 경기에 앞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5.2.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성남=뉴스1) 안영준 기자 = 차두리 감독은 선수 시절 왕성한 체력 때문에 '로봇'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하지만 감독이 된 후에는 누구보다 '인간'다운 모습으로 선수들을 세밀하게 신경 쓰고 있다.

화성은 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개막전서 0-2로 졌다.

지난 시즌까지 K3(3부리그)에 소속됐다가 올해 프로에 입성한 화성 선수들과 프로 사령탑으로 첫 경기를 치른 차두리 감독 모두 데뷔전서 쓰라린 신고식을 했다.

아쉬운 골 결정력과 위기관리 능력 부족으로 결과를 내줬으나 이날 화성의 경기력과 기세는 나쁘지 않았다.



차두리 감독을 앞세운 화성은 62%의 점유율을 앞세워 성남을 몰아쳐 신생팀이지만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여기에는 차두리 감독의 '공감 리더십'이 큰 힘을 발휘했다.

차두리는 선수 시절 유럽과 국내 무대 등을 뛰며 강등, 극적 잔류, 우승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유럽에선 주전에서 밀리는 등 힘든 시간도 보냈고, 막판에는 FC서울에서 주장으로 팀을 이끌기도 했다.

정상과 밑바닥을 두루 겪은 셈인데 이게 지도자로서는 선수들의 입장을 헤아리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선수 시절 차두리는 '한국 축구 역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차범근과 늘 비교됐고 그 그늘에 가려지는 게 불가피했지만, 감독으로서는 오히려 아버지 위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차두리 감독 역시 "아버지는 벤치 한 번 앉아보지 않은 분"이라고 농담하면서 "선수들에게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내가 가진 경험들이) 도움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공감 리더십'은 프로 감독 데뷔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화성은 스쿼드 대부분이 K리그 무대가 처음인 선수들로 구성됐다.

차두리 감독은 "첫 경기인 만큼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건 밖에서 이야기해도 쉽게 떨칠 수 없다. 그래서 초반에는 숏 패스 대신 길게 때려놓는 편한 축구로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했다. 다분히 선수 입장에서 내린 주문이다.

실제로 화성은 간단한 경기 운영 방식으로 데뷔전 긴장을 떨쳐냈고, 초반 더 많은 기회를 선점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참 힘든 경기였다"로 토로한 적장 전경준 성남 감독 역시 "초반에 화성이 예상과 달리 수비 블록 뒤로 길게 때려넣어서 우리가 준비했던 게 흐트러졌다"고 차두리 감독의 묘수가 맞아떨어졌음을 인정했다.

아울러 차 감독은 "우리가 하려는 축구가 위험 지역에서도 계속 공을 주고받아야 해 선수들이 심리적 압박이 있었을 텐데도, 첫 경기에서 하려는 시도를 계속했던 점이 좋았다"면서 데뷔전을 치른 선수들의 입장에서 이해했다.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는 패스 미스가 나와 더 좋은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미완의 모습도 있었지만 차 감독은 박수를 보냈다. 그는 "선수들이 '쉬운 선택'보다 '좋은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 더 좋은 선택을 하려는 모습이 보여 앞으로 더 좋아질 희망을 봤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 시절 차두리의 별명은 '비인간적일 만큼' 피지컬과 체력이 좋다는 뜻에서 '로봇'이었다. 하지만 감독이 된 차두리는 그 누구보다도 사람다운 모습으로 선수들과의 공감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축구는 11명의 서로 다른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뛰어다니는 스포츠"라면서 "전술과 훈련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공감 능력이 있어야 소통을 통해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이 경기장 안에서 제일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며 지도자 철학도 살짝 공개했다.

물론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화성은 이번 시즌 입성한 '막내' 팀인 데다, 선수들 대부분도 K리그에 막 데뷔한 젊은 선수들이다. 당장은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오늘 경기를 통해 이들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는 차두리 감독의 접근과 지도 방식은 화성의 패기와 가장 잘 어울려 보인다.


차두리는 기자회견 막바지 긴장됐던 프로 사령탑 첫 경기를 끝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나뿐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축구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특별한 날이다. 힘든 동계 훈련 후 개막전까지 마친 선수들을 위해, 우선은 가족 및 여자 친구와 함께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했다.
'감독 차두리'는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