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시리아 과도정부에 비무장지대 설정 주장
시리아 남부에서 군대 전부 빼라고 요구
지난해 12월 빼앗은 시리아 영토 역시 반환 거부
시리아 남부에서 군대 전부 빼라고 요구
지난해 12월 빼앗은 시리아 영토 역시 반환 거부

[파이낸셜뉴스] 시리아 남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달 출범한 시리아 과도정부를 상대로 남부 전체에서 군대를 빼라고 요구했다. 동시에 지난해 12월 점령한 시리아 영토에서 이스라엘군을 무기한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카타르 범아랍 매체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남쪽 홀론에서 열린 졸업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도정부에게 "시리아 남부 전체를 비무장지대로 정하고 쿠네이트라, 다라, 아스 수와이다주(州)를 모두 포함시켜라"고 요구했다. 그는 동시에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과 연계된 병력이나 새로운 시리아 군대가 수도 다마스쿠스 이남으로 남하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1970년부터 알 아사드 가문의 독재를 겪은 시리아에서는 2011년 민주화 시위가 내전으로 번지면서 13년 동안 전쟁이 벌어졌다. 반군 분파 중 하나로 시리아 북서부에 자리를 잡았던 HTS는 지난해 반군을 규합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정부를 무너뜨렸다. HTS는 앞서 이슬람 극단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이었으나 2016년에 알카에다와 결별을 선언하고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다만 미국은 아직 HTS를 테러 단체로 보고 있다. 지난달 시리아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한 아메드 알 샤라는 HTS 지도자 출신이다.
네타냐후는 반군이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입성한 지난해 12월 8일에 군대를 보내 골란고원의 비무장지대를 통과했으며 당일 시리아군 점령지였던 헤르몬산을 점거했다.
약 1000㎢ 면적의 골란고원은 이스라엘과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이 국경을 접한 요충지다. 해당 지역은 1946년 시리아 독립 당시 시리아 영토였으나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대부분 빼앗았다. 양측은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당시에도 골란고원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이스라엘은 현재 골란고원의 약 80%를 실효 지배하고 있고 나머지 지역은 1974년 휴전 협정을 통해 유엔평화유지군이 관리하는 비무장지대와 시리아 점령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네타냐후는 23일 연설에서 헤르몬산과 시리아 국경 비무장지대에 배치한 이스라엘군을 “무기한 유지한다”고 선언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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