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도심 꽃사슴 떼'로 골머리를 앓는 전남 순천시가 사슴을 주제로 한 대규모 테마파크 조성을 검토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주목된다.
24일 순천시에 따르면 시는 일본 나라현 사슴 공원을 연상케 하는 꽃사슴 테마파크 조성을 검토 중이다.
일본의 대표적 관광 명소로 불리는 나라현 사슴 공원에선 1200마리 사슴이 사람들과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고 먹이 주기도 허용하고 있다.
시는 현재 사슴 공원과 관련해 동물단체 등 전문가 자문을 수렴하는 단계다. 시는 충분한 검토를 거친 뒤 그 실현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도심에 출몰하는 사슴 떼에 따른 로드킬이나 인명피해를 막고 사슴과 공존할 수 있는 장기적 대안 중 하나로 사슴 공원 조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 박모 씨(44)는 "사슴을 보호하고 관찰하면서 공존하는 생태도시 순천을 생각하니 아름답게 느껴진다"며 "봉화산을 관광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규모 사슴 테마파크가 조성될지는 미지수란 지적도 있다. 사슴 서식지인 봉화산의 70%가 사유지라는 점에서 토지 소유주와 협상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봉화산 일대 507만m²(153만 평)에 달하는 면적을 관리하기 위한 울타리 설치 등을 진행할 경우 비용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순천시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러 방안 중 하나로 사슴 공원이 검토되는 건 맞다"며 "도심 사슴 떼로 대응책 강구에 고심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는 단기적으로 사슴 먹이가 부족한 2~3월 동절기를 고려해 봉화산 산 중턱과 주요 이동 경로에 건초(마른풀)를 뿌려 광범위한 사슴 이동 동선을 제한하고 있다.
중기적으론 용역을 통해 개체수 실태 파악에도 나설 계획이다. 봉화산 일대 사슴은 60~70마리로 추정된다. 번식기(10월~이듬해 1월)를 지난 탓에 개체 수는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슴은 현재 가축으로 분류돼 사실상 포획·사살이 금지돼 있다. 이에 시는 장기적으로 '야생동물'로 지정해 포획 후 중성화수술을 통해 개체 수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봉화산 사슴은 15~20년 전 조례동 사슴농장에서 탈출한 4마리가 야생에 서식하면서 개체 수가 급증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순천 도심을 활보하는 사슴에 대해 '생태도시인데 공존하자', '아이들이 동물 보면서 커야 정서에 좋다'는 등의 반응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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