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제작진 주도 여성 방송…해외 TV채널과 협력 이유로 중단돼
아프간 탈레반, 중단됐던 여성 방송국 '라디오 베굼' 운영 재개여성 제작진 주도 여성 방송…해외 TV채널과 협력 이유로 중단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탈레반이 중단시켰던 여성 라디오 방송국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 정보문화부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해외 TV 채널과의 협력 혐의로 운영을 중단시켰던 라디오 베굼의 방송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보문화부는 라디오 베굼이 방송 재개를 반복해서 요청했고, 저널리즘 원칙과 아프간 규정에 따라 방송을 진행하며 위반 행위를 피할 것을 약속해 방송 재개를 허락했다고 설명했다.
라디오 베굼은 아프간과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NGO) 베굼 여성 기구 주도로 2021년 국제 여성의 날(3월 8일)에 개국했다.
교육 프로그램과 책 낭독, 전화 상담 등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들 방송하며 제작진은 주로 아프간 여성들이다.
하지만 탈레반 당국은 라디오 베굼이 해외에 있는 방송국에 자료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며 이달 초 라디오 베굼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직원 2명을 체포했다.
또 방송 정책 위반과 면허의 부적절한 사용 등을 평가하기 위해 방송국 운영을 중단시킨다고 발표했다.
정보문화부는 라디오 베굼이 자료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해외 방송국이 어딘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라디오 베굼의 자매 위성 방송인 베굼 TV인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베굼 TV는 프랑스에서 운영되며 7학년부터 12학년까지 아프간 학교 교과 과정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탈레반은 여성에 대한 교육은 6학년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탈레반은 2021년 아프간을 재점령한 뒤 여성들의 교육과 직업, 공공장소 이용 등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또 언론을 엄격히 통제하면서 언론인 특히 여성 언론인이 대거 일자리를 잃고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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