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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AI 패권 경쟁 '2라운드' 전운...한국은?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24 17:04

수정 2025.02.24 17:04

[파이낸셜뉴스] 미중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한층 더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빅테크 AI에 비해 저비용·고효율 성능을 내는데 성공하면서 미국을 '한 방' 먹였지만,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 미국은 우방국들과 함께 '반 중국 전선'을 만들며 반격에 나섰다. 중국의 거대 기업들이 클라우드와 AI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2라운드' 준비를 하는 가운데, 한국도 독자적인 AI 생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바이트댄스' 리스크 걸린 中, 알리바바 출격
2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미국을 필두로 유럽, 한국 등 주요 기업과 정부부처에서 사용을 막았다. 광범위한 개인정보 수집이 화근이 됐다.

그 뒤에는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거론됐다. 바이트댄스는 공교롭게도 이번 딥시크발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서 딥시크차 수집한 개인정보가 바이트댄스로 무단으로 전송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딥시크 이용자 정보가 제3의 기업으로 전송되는 배경에는 AI 모델의 학습, 서비스 개선, 기능 확장과 광고 데이터 분석 등의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이 지분의 절반을 가지지 않는 한 미국 서비스를 차단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딥시크 역시 바이트댄스와의 연관성이 확인되면서 중국 AI 기업들은 중국산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범세계적인 데이터 확보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AI 패권 경쟁 우위를 잡기 위해 태세 재정비에 들어갔다. 이번엔 알리바바가 총 공세에 나선다. 이날 우융밍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3년간 알리바바는 클라우드와 AI 인프라에 3800억위안(약 7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알리바바의 AI 및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 대한 지난 10년간의 총투자액을 뛰어넘는 금액인 동시에 중국 민영기업 가운데 AI 분야에 대한 역대 최대 투자 금액이다. 특히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돌아온 상태에서 AI 패권 경쟁 전선을 이끌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빨라지는 AI 발전 시계... 한국은?
딥시크 등장을 계기로 미국도 AI 투자를 서두르는 모양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AI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 17일에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AI 기업 xAI가 고성능그래픽장치(GPU) 약 20만 장을 투입한 새 AI 모델 ‘그록 3’를 공개했다. xAI는 그록 3가 "지구상에서 가장 똑똑한 AI"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선 지난 5일에는 구글이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2.0’을 일반에게 공개했다.

오픈AI도 챗GPT 다음 버전 공개 일정을 앞당기면서, 당분간 미국이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오픈AI는 GPT-4.5를 이르면 이번주에 공개한다. 오는 5월에는 차세대 주력 AI 모델이자 최초의 비추론·추론 통합 모델 GPT-5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AI 업계 트렌드가 실시간으로 뒤바뀌는 모양새다.

한편,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한국의 경쟁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영국 토터스미디어가 집계한 '글로벌 AI 인덱스'에서 조사 대상 83개국 중 6위로 상위권에 올랐지만, 인프라 부족과 소극적인 투자가 AI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글로벌 패권 경쟁으로 AI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지는 가운데, 한국은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이냐, 서비스 접목이냐, 디바이스 탑재냐' 등 한정된 자원에서 최선의 답을 내려고 하다 보니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며 "한국만이 가진 장점과 특색을 살려 생존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밝혀진 투자 규모로는 선두 국가와 경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