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국 이집트, 알샤라에 초청장 발송
'국제무대 잰걸음' 시리아 임시대통령, 아랍연맹 정상회의 데뷔주최국 이집트, 알샤라에 초청장 발송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내고 실권을 잡은 뒤 최근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는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이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데뷔한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리아 대통령실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는 4일 카이로에서 열리는 아랍연맹 특별정상회의 개최국인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이 알샤라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 회의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집트와 요르단 등 다른 아랍국가로 이주시키고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 8일 긴급 소집됐다.
아랍연맹 정상회의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22개 회원국 정상이 모여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아랍연맹은 2011년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르가 반정부 시위를 무자비하게 유혈 진압하자 시리아의 회원 자격을 정지했다가 2023년에서야 복귀를 허용한 바 있다.
이번 특별정상회의 개최국인 이집트는 작년 말 알샤라 대통령이 이끄는 이슬람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주축으로 한 반군이 아사드 정권을 축출하기 직전까지 아사드 정권을 지지했다. 반군 출신의 알샤라가 지난달 시리아 과도정부의 임시대통령으로 추대되자 그때서야 비로소 조심스럽게 시리아 과도정부와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아사드 정권 시절 러시아, 북한, 이란 등 극소수의 국가들과만 교류해 고립을 벗어나지 못했던 시리아는 얄샤라 임시 대통령이 권력을 잡은 뒤 국제 무대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현재까지 유럽연합(EU)의 쌍두마차인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서방의 외교장관이 알샤라 대통령과 직접 대면한 것을 비롯해 주변국인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도 시리아 새 권력과의 협력을 적극 타진하는 모양새이다.
한편, 가자지구에서 원래 살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강제로 내보내고 미국이 그 땅을 소유하고, 개발하겠다는 구상이 공개되자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을 지지해온 주변 아랍국들은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알샤라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은 "일어날 수 없는 매우 커다란 범죄"라면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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