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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확인 제주4·3 유해 2구 추모식…유족들 "사랑합니다"

연합뉴스

입력 2025.02.24 16:55

수정 2025.02.25 10:59

예비검속 김희숙·군인 출신 강정호씨 신원확인 보고회 개최
신원확인 제주4·3 유해 2구 추모식…유족들 "사랑합니다"
예비검속 김희숙·군인 출신 강정호씨 신원확인 보고회 개최

눈물 흘리는 제주4·3 희생자 김희숙씨 아들 광익씨. (출처=연합뉴스)
눈물 흘리는 제주4·3 희생자 김희숙씨 아들 광익씨. (출처=연합뉴스)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행방불명 상태로 현재 제주국제공항인 정뜨르비행장에 묻혀 있던 제주4·3 희생자 발굴 유해 2구가 70여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24일 제주도에 따르면 신원이 확인된 1명은 1950년 당시 29세의 김희숙(한경 저지리 출신)씨로, 1950년 6·25 한국전쟁 전후 예비검속돼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1명은 성산 오조리 출신 강정호씨로 1948년 당시 22세 때 9연대 군인이었지만 행방불명됐다. 1948년 당시 제주 출신의 군인들은 제주도민에 대한 강경 진압에 반발해 명령을 거부하거나 탈영하기도 했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이날 제주4·3평화공원에서 4·3 희생자 발굴 유해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를 개최해 이들 희생자를 추모했다.



김희숙씨의 아들 광익씨는 "아버지 유해를 찾아 고향 땅에 묘를 만들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그동안 아버지를 보고 싶을 때 알뜨르 비행장 비석에 새겨진 아버지 이름을 만지며 소리쳤는데, 이제 찾게 돼 행복하다.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강정호씨의 조카 강중훈씨는 "감히 부르고 싶어도 부르지 못했던 숙부님의 이름을 70여 년이 흘러 불러본다"며 "늦었지만 4·3 당시 희생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형제들의 원혼도 함께 풀게 됐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추도사에서 "오랜 세월 이름 없이 잠들어야 했던 영령들의 명복을 기원한다"며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영겁 같은 세월을 눈물로 보냈을 유족 한 분 한 분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제주4・3희생자 발굴유해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 (출처=연합뉴스)
제주4・3희생자 발굴유해 신원확인 결과 보고회 (출처=연합뉴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제주공항에서 유해 발굴 사업을 진행해 388구의 유해를 찾았다.

이 외 2010∼2021년 표선면 가시리 등 8곳 12구, 2023년 안덕면 동광리 2구, 2024년 애월읍 봉성리 4구 등 총 417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이 중 대전 골령골 등의 발굴 유해 2명을 포함해 총 147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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