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감독에게 존경심 보이며 "내 농구를 만들어준 사람"
MVP 김단비 "위성우 감독님, '아버지'라기엔 너무 화를 내셔서"위성우 감독에게 존경심 보이며 "내 농구를 만들어준 사람"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 최고 선수로 우뚝 선 김단비(우리은행)는 위성우 감독과 복잡하면서도 깊은 관계를 놓고 '내 농구의 아버지'라고 표현했다.
김단비는 24일 서울 용산구의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뒤 취재진과 만나 "위성우 감독님은 제 농구를 만들어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김단비는 "감독님이 나한테 어떤 존재냐고 하면 대답이 어려운 게 '제2의 아버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화를 내신다. (진짜) 아버지도 나한테 그렇게 화를 내지는 않는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김단비는 시상대에 올라서도 위성우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김단비는 수상 직후 "2년 전 MVP를 받고 말로는 자신감이 넘쳤지만 속으로는 힘들었다. 그만할까 고민도 많이 하게 됐다"며 "난 이제 2년 정도 그런 건데, 그걸 10년 동안 느낀 사람이 있다. 위성우 감독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왕관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공부해야 하는지 옆에서 보고 배워 압박과 힘든 시간을 잘 이겨냈다"며 "감독님의 최고의 작품이 되고 싶다"고 위성우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올 시즌 김단비와 위성우 감독은 '옥신각신'하며 구단 통산 15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합작했다.
지난 16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청주 KB와 원정 경기 막판에는 위성우 감독이 김단비를 향해 "아 그냥 내 말대로 해"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중계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 순간을 돌아본 김단비는 "경기 중에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사실 감독님께서는 경기할 때 선수들의 말을 잘 들어주신다"며 "그 한 장면으로 '선수들 말은 안 듣는다'고 오해하실 수도 있다"고 웃었다.
기자단 투표에서 116표를 모두 받아 만장일치로 최고 선수로 우뚝 선 김단비는 "이번 시즌 목표는 이 팀을 이끌어서 좋은 성적을 내자는 것이었다. 그 목표는 이뤘다"며 "운 좋게 MVP까지 탔으니 이제 이룰 걸 정말 다 이뤘다"고 웃었다.
이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정조준하며 "영혼을 갈아 넣겠다"고 투지를 불태운 김단비는 다음 시즌부터는 동료들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로서 자리 잡고 싶다고 한다.
김단비는 "이제 이 압박감을 더는 품고 싶지 않다. 내가 최고가 되기보다는 다른 선수들이 나로 인해 더 발전하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 그 선수들이 클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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