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토픽

"농촌 자립 도왔는데"..마다가스카르서 88세 선교사 등 2명, 강도떼 습격에 '참변'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25 06:32

수정 2025.02.25 06:32

김창열 목사와 이리문 목사가 선교하던 마다가스카르 교회. 출처=CBS뉴스 갈무리
김창열 목사와 이리문 목사가 선교하던 마다가스카르 교회. 출처=CBS뉴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아프리카 동쪽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한국인 선교사 2명이 강도들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24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선교사 김모(88)목사와 이모(58)목사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동쪽으로 140㎞ 떨어진 무라망가 지역 자택에서 엽총과 흉기를 든 7명의 강도에게 공격받았다.

장인과 사위 관계인 이들은 강도가 달아난 뒤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저항하는 과정에서 중상을 입어 결국 사망했다.

이들은 전남 지역에서 목회 활동을 하다 선교를 위해 김씨는 3년 전 마다가스카르로 갔고, 이씨는 지난해 현지에 합류해 함께 선교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다가스카르는 국민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농업과 농기계 기술에 능했던 이목사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선교는 물론 농업개발을 통해 주민들의 소득을 증진하고, 실질적 자립도 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동료 사역자들과 선교사들은 CBS뉴스에 "두 선교사가 최근 기존 사역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부지를 매입해 본격적인 농장사역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마다가스카르) 농촌 사람들에게 경운기도 가르치고, 중고 경운기도 제공하려고 (부산에서) 컨테이너 두 박스에 실어서 배를 태워가지고 보냈는데 도착도 못보셨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범인들은 아직 잡히지 않았으나 한화 90만원 상당의 현금을 빼앗아 도망간 것으로 볼 때 금품을 노린 범행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마다가스카르 무라망가 지역은 도심에서 떨어져 있고 인적이 드물어 지난달에도 강도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마다가스카르 대사관은 현지 경찰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했으며, 유가족 등에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유가족들도 현지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해외안전정보 사이트에는 지난 22일 “마다가스카르에서는 빗소리로 인한 침입 감지 어려움, 폭우로 도주 경로 흔적이 지워져 추적이 어려운 이유 등으로 우기에 강도 사건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는 공지가 올라오기도 했다.

마다가스카르 무라망가 지역. 연합뉴스
마다가스카르 무라망가 지역. 연합뉴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