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국민의힘이 '이재명 때리기'에만 몰두하는 사이 더불어민주당은 경제 이슈를 선점해 중도층을 공략하는 한편, 각종 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켜 조기 대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조직 정비에 나섰다. 만약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될 경우 '5월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민주, 조기 대선 가시화에 조직 정비 본격화…2개월 속도전 준비
민주당은 전국청년위원회와 전국대학생위원회를 구성하고 20·30세대 공략에 나섰다. 대표적인 '스윙보터'로 꼽히는 20·30세대의 요구를 반영해 정책을 추진하며 표심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14일에는 청년들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담당하고 청년 공약을 제안할 '제5기 청년미래연석회의'를 발족했고 전날(24일)에는 전국장애인위원회와 보육특별위원회를 띄우고 민생 정책 발굴에 돌입했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중소기업특별위원회·사회복지특별위원회·문화예술특별위원회·게임산업특별위원회 등도 출범시켰다. 다문화위원회, 해양수산특별위원회, 전국직능자대표자회의도 이날 출범할 예정이다.
대선 공약의 밑그림을 그릴 기구도 가동되고 있다. 민주당은 7일 정책 소통 플랫폼인 '다 함께 만드는 세상 모두의질문Q'를 출범했다. 조기 대선이 가까워진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 속 이 기구는 당 대선 공약의 밑그림을 그리는 '녹서'(綠書·Green Paper) 준비 역할을 할 예정이다.
만약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2개월 속도전'을 펼쳐야 하는 만큼 미리 기초를 다져두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한동안 '핀셋'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며 표심 잡기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사기 탄핵' 주장했던 국민의힘, '반이재명' 매몰되며 주도권 뺏겨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그간 '사기 탄핵'을 주장하며 윤 대통령과 좀처럼 거리두기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 여부가 결정되기 전에는 조직 정비나 새로운 정책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국민의힘이 선택한 전략은 '반이재명'이었다. 비상계엄 이후 이재명 때리기를 통해 국민의힘은 지지율 반등을 이뤘지만 집권당으로서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며 조기 대선 전초전에서 민주당 이슈에 끌려다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빈틈을 파고들며 '중도 보수론'을 꺼내 들었지만,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에도 맞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중도층의 정당별 지지율은 국민의힘 22%, 민주당 42%, 무당층 28%로 나타났다. 전주 각 32%, 37%, 24%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10%p 빠졌고 민주당은 5%p 상승했다.
갤럽은 "양당 격차는 오차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지만, 올해 들어 총선·대선 직전만큼 열띤 백중세였던 양대 정당 구도에 나타난 모종의 균열"이라며 "중도층을 중심으로 여권 지지세가 소폭 약화했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민주당의 중도 보수 전략은 이 대표에 씌워졌던 강한 진보 이미지를 해소하는 측면에서 유용하다"며 "국민의힘 내 합리적 보수를 지향했던 구성원과 지도부와의 갈등을 일으킬 수도 있는 포위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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