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첫 특강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이세돌 전 프로 바둑 기사가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로 첫 강단에 섰다.
25일 유니스트에 따르면 이세돌 특임교수는 2025학년도 신입생 498명이 참석한 가운데 24일 학교 대강당에서 오리엔테이션 특강을 진행했다.
앞서 유니스트는 이세돌 전 프로바둑 기사를 지난 16일 공과대학 기계공학과(인공지능대학원 겸직) 특임교수로 임용했다.
첫 강연에 나선 이세돌 교수는 신입생들에게 도전 정신과 창의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자신이 두고 있는 수에 신뢰를 느끼는 것이 집중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전하며, 신입생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는 자세를 당부했다.
그는 바둑 대국에서 창의성과 직관을 바탕으로 수를 뒀다. 인생에서도 AI 도움을 받되, 그 속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알파고’와의 대결을 주제로 한 질의응답에서 젊은 세대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 교수는 “AI를 경쟁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AI를 활용하면서 각자 개성과 강점을 키우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 교수는 긴장감을 다루는 경험도 공유했다.
그는 “긴장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한 판에 집중하고, 결과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험이 쌓여 익숙해지면 긴장감이 사라지지만, 그럴수록 창의적인 발전이 어려워질 수 있다”라며 “익숙한 상황에서 무뎌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 이 교수는 바둑을 예술로 배웠고, AI 바둑은 그 본질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바둑에는 정답이 없고, 인간의 창의성과 무한한 가능성이 반영된다”라며 “인간이 두는 바둑은 효율이 최우선인 AI 바둑과 달리 1:1 대국을 통해 만들어가는 하나의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대국에서 졌을 때가 더 기억에 남는다며, 실패가 발전의 중요한 전환점이었음을 회상했다. 그는 이번 특강을 통해 신입생들에게 인생의 도전과 성장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며 큰 영감을 줬다.
특강 후 유니스트 박종래 총장은 “이세돌 교수 특강은 학생들에게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도전과 성장에 필요한 교훈을 남겼다”라며 “유니스트는 창의적 통찰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AI 기반 전환적 교육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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