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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에 선 이세돌 유니스트 교수 "AI 도움받되 창의성 갖춰야"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25 13:08

수정 2025.02.25 13:08

유니스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첫 특강
이세돌 유니스트 특임교수가 지난 24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날 도전 정신과 창의성을 강조했다. 유니스트 제공
이세돌 유니스트 특임교수가 지난 24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날 도전 정신과 창의성을 강조했다. 유니스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이세돌 전 프로 바둑 기사가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특임교수로 첫 강단에 섰다.

25일 유니스트에 따르면 이세돌 특임교수는 2025학년도 신입생 498명이 참석한 가운데 24일 학교 대강당에서 오리엔테이션 특강을 진행했다.

앞서 유니스트는 이세돌 전 프로바둑 기사를 지난 16일 공과대학 기계공학과(인공지능대학원 겸직) 특임교수로 임용했다.

첫 강연에 나선 이세돌 교수는 신입생들에게 도전 정신과 창의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자신이 두고 있는 수에 신뢰를 느끼는 것이 집중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전하며, 신입생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는 자세를 당부했다.



그는 바둑 대국에서 창의성과 직관을 바탕으로 수를 뒀다. 인생에서도 AI 도움을 받되, 그 속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알파고’와의 대결을 주제로 한 질의응답에서 젊은 세대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 교수는 “AI를 경쟁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AI를 활용하면서 각자 개성과 강점을 키우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세돌 유니스트 특임교수가 지난 24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유니스트 제공
이세돌 유니스트 특임교수가 지난 24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유니스트 제공

이 교수는 긴장감을 다루는 경험도 공유했다.

그는 “긴장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는 한 판에 집중하고, 결과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험이 쌓여 익숙해지면 긴장감이 사라지지만, 그럴수록 창의적인 발전이 어려워질 수 있다”라며 “익숙한 상황에서 무뎌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 이 교수는 바둑을 예술로 배웠고, AI 바둑은 그 본질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바둑에는 정답이 없고, 인간의 창의성과 무한한 가능성이 반영된다”라며 “인간이 두는 바둑은 효율이 최우선인 AI 바둑과 달리 1:1 대국을 통해 만들어가는 하나의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대국에서 졌을 때가 더 기억에 남는다며, 실패가 발전의 중요한 전환점이었음을 회상했다. 그는 이번 특강을 통해 신입생들에게 인생의 도전과 성장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며 큰 영감을 줬다.


특강 후 유니스트 박종래 총장은 “이세돌 교수 특강은 학생들에게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도전과 성장에 필요한 교훈을 남겼다”라며 “유니스트는 창의적 통찰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AI 기반 전환적 교육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