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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장재현 감독, 후배들에 "불안한 게 삶…순간을 만끽하길"

연합뉴스

입력 2025.02.25 13:57

수정 2025.02.25 16:35

성균관대 학위수여식서 축사
'파묘' 장재현 감독, 후배들에 "불안한 게 삶…순간을 만끽하길"
성균관대 학위수여식서 축사

축사하는 장재현 감독 (출처=연합뉴스)
축사하는 장재현 감독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살면서 좋은 순간과 나쁜 순간이 교차할 겁니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좋은 순간이 있다면, 그거 다시 오지 않습니다. 만끽하시고 풍성한 삶을 사는 성균인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천만 영화 '파묘'(2024)의 장재현 감독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이렇게 후배들을 격려했다. 장 감독은 성균관대 영상학과 05학번이다.

장 감독은 '검은 사제들'(2015)부터 '사바하'(2019), '파묘'에 이르기까지 독보적인 오컬트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는다.

'파묘'는 관객 1천191만명을 끌어모으며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관객 수 1위를 기록했다.

이렇듯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불안감은 떨쳐버릴 수 없다고 장 감독은 털어놨다.

그는 "뭔가 이루면 행복할까, 미안한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운이 좋아 최근 상도 많이 받고 어디 가면 환대받지만, 느닷없이 공황이 찾아오고 작품에 대한 부담감도 끊임이 없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언제 제일 행복했을까 생각했는데, 학교 다닐 때 단편영화제에서 상을 받아 상금으로 스태프들과 소고기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며 "후회되는 것은 그게 행복인지 몰랐다는 거다. 당시의 저 자신에게 얘기할 기회가 있다면 그때를 만끽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러니까 오늘 졸업식 끝나고 세상에서 가장 신나게 노시길 바란다. 그리고 내일 출근하시면 된다"며 웃었다.

도포로 만들어진 학위복 (출처=연합뉴스)
도포로 만들어진 학위복 (출처=연합뉴스)

새로운 출발에 불안해할 후배들을 위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장 감독은 "변호사나 의사 등 주변에 여러 친구가 있는데, 만나면 다 같이 불안함에 대해 얘기한다"며 "사실 불안함이라는 친구는 평생 같이 산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불안하시면 스스로 말해보길 바란다. 그게 정상이라고"라고 했다.

그는 또 "스스로에게 가끔 얘기한다.
'내 못난 모습을 아무도 못 봤을 거야', '내가 그렇게 한 말을 아무도 모를 거야'"라며 "때로는 조금 비겁해도 되고, 싸우며 살아가도 된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보호하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균관대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과정 2천782명, 석사과정 1천612명, 박사과정 353명 등 총 4천747명이 학위를 받았다.

readin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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