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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7대학 교수? 그때 교도소 수감 중'…하의도 천사상 작가이력 허위 파문

뉴시스

입력 2025.02.25 15:36

수정 2025.02.25 15:36

허위 경력 믿고 2019년 조각상 등 321점 납품 받아 "존치·철거 두고 의견 엇갈려…공론화과정 거칠 것"
【신안=뉴시스】하의도 '천사상 미술관'의 소망의 거리. (사진=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신안=뉴시스】하의도 '천사상 미술관'의 소망의 거리. (사진=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신안=뉴시스] 박상수 기자 = 김대중 전 대통령 고향인 신안군 하의도의 명물로 자리잡은 천사상 미술관 작가의 파리7대학 교수 경력 등이 허위로 밝혀져 19억원 작품의 존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신안군 등에 따르면 대구지법 제12형사부는 지난 20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72)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전남 신안군과 경북 청도군에 허위 이력을 내세워 조각 작품을 납품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청도군의 경우 “학력을 속여 접근한 기망 행위가 있었다”고 유죄 판결한 반면 신안군은 “기망으로 계약했다고 보기 어려워 사기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에 지난 2019년 6월 개관한 '천사상 미술관' 조성사업에 대표작가로 참여했다.

'천사상 미술관'은 하의도의 하늘과 바다, 산과 들, 사람을 배경삼아 섬 곳곳에 318점의 천사조각상과 3점의 기념조형물 등 321점의 작품을 납품받아 조성됐다.



신안군의 '천사상 미술관' 조성사업은 A씨로부터 기부 제의를 담은 편지를 받고 추진됐다.

A씨는 당시 신안군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외국에 거주하면서 학업과 파리7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일본 '나가사키 피폭 위령탑' 조성 등에 참여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신안군도 국내에서 천주교 성상제작 등에 참여한 사실과 언론보도 등을 통해 A씨의 활동을 확인하고 작품을 구매했다. 구매대금으로 19억원을 지급했다. A씨에게는 '천사상 미술관' 조성사업의 공로를 인정해 명예군민증을 수여했다.

하지만 A씨는 파리7대학 교수로 재임할 당시 청송보호소에 수감되고, 나가사키 피폭 위령탑 조성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신안군은 A씨의 학력과 경력이 허위로 드러나면서 조각상 설치 경위를 설명한 표지석을 철거하고 안내문에서도 A씨의 이력을 삭제했다. 또 A씨를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신안군은 향후 하의도 '천사상 조각상' 작품의 존치 여부에 대해서는 공론화를 통한 주민의견 수렴과 향후 검찰의 항소 등을 지켜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조형물로서의 가치를 인정해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과 "사기꾼 작품이라는 이유로 놓아둘순 없다"는 상반된 입장이 맞서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DJ의 고향 하의도의 상징물과 천사상이 맞다고 판단해 사업을 추진했으나 작가의 허위 경력으로 고민스럽다"면서 "존치 여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의견 수렴과 상급심의 판단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신안=뉴시스】하의도 '천사상 미술관'의 천사작품. (사진=뉴시스DB)
【신안=뉴시스】하의도 '천사상 미술관'의 천사작품. (사진=뉴시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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