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무전에 대답하세요"…'서부지법 난동' 당일 마포경찰서 '불통'

뉴스1

입력 2025.02.25 16:11

수정 2025.02.25 16:11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 서부지법에 지지자들이 진입해 난동을 부리자 경찰이 이를 진압하고 있다. 2025.1.19/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 서부지법에 지지자들이 진입해 난동을 부리자 경찰이 이를 진압하고 있다. 2025.1.19/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지난달 19일 발생한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 서울 마포경찰서의 보고와 소통이 미흡했던 사실이 경찰 무전 기록을 통해 드러났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출받은 지난달 16~19일 서울경찰청 지휘망 녹취록을 보면 서울경찰청 지휘부는 대답이 늦는 마포경찰서 소속 현장 지휘관에게 "무전에 대답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다. 현장 대처가 소극적이고, 보고가 미흡하다는 질책도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된 18일 오후부터 마포경찰서 경비과장은 서울경찰청 지휘부의 무전, 전화 등 호출에 여러 차례 즉답하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경비안전계장은 "마포 무전망을 통해서 우리 경력들이 마포경찰서 경비과장을 찾으면 대답하라"며 "마포서 관내 마포 무전망으로 지금 경력들이 계속해서 마포경찰서 경비과장, 경비계장을 호출하는데 대답을 안 한다고 계속해서 서울경찰청 상황지휘센터로 전화 온다"고 말했다.



이후 서울경찰청 경비안전계장은 "서울경찰청 상황지휘센터 무전을 잘 들어라", "부르면 대답하라" 등 마포경찰서 경비과장에게 여러 차례 주의를 줬다.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은 "근무를 제대로 안 하려면 무전이라도 제대로 대답하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마포경찰서 현장 지휘관들의 소극적인 현장 대응도 주의를 받았다. 오후 8시 19분쯤 시위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량을 특수감금한 상황에서 '검거한 인원이 몇 명인지, 호송 차량은 어떻게 조치됐는지' 묻는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의 지시에 마포경찰서장이 "확인 후 보고드리겠다"고 답하자 "보고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조치를 해라"는 지시가 돌아왔다.

마포경찰서 경비과장은 오후 9시 10분쯤 후문 쪽 상황이 격화되자 "정문 쪽에 있는데 바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서울경찰청 경비안전계장은 이에 "마포 경비과장이 정문 쪽에 있으면 후문 쪽은 마포 경비계장을 보내든지, 경비계 직원을 보내든지 임무를 분담하면 된다"고 비효율적인 경력 운용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시위대가 경찰을 폭행하는 등 상황이 격해진 19일 오전 4시 11분 서울경찰청 지휘부는 마포경찰서에 순찰차와 형사 등 경력 대기를 지시했다. 마포경찰서 경비과장이 '대기 중인 상황'이라고 보고하자, 서울경찰청 경비안전계장은 "대기하는 게 아니고 우리 경력에 위험물을 투척하고 있으면 필요시에 검거할 수 있도록 112 순찰차에 지원해달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마포경찰서 현장 지휘관의 보고가 미흡했다는 정황도 나타났다. 오전 4시 30분 마포경찰서 경비과장은 시위대가 쇠 파이프와 오토바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서울경찰청 경비안전계장은 "계속 확인만 하지 말고 실제 우리 경력들로 대응할 수 있는 조치를 해라. 후문 쪽에 계속해서 쇠 파이프 준비하고 있는 걸 보고만 있을 거냐"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상황이 있으면 서울경찰청 상황지휘센터에 보고하라"며 "후문 쪽에서 쇠 파이프를 만들고 바리케이드를 쌓고 있는데 그런 상황을 하나도 보고를 안 하면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오전 4시 55분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은 마포경찰서장에게 "계속 파악해서 보고하겠다거나 말로만 하는데, 실질적으로 어떻게 조치할지 고민하고 수많은 순찰차를 대기시켜서 어떻게 활용할지 구상하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서부지법 난동 사태에 미흡하게 대처한 마포경찰서장과 마포경찰서 경비·정보과장에 대해 직권 경고 및 인사 조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