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방미길 오른 산업장관 "美 제시한 10억불 투자…충분히 맞출 수 있어"

뉴스1

입력 2025.02.26 11:17

수정 2025.02.26 13:56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한 한국 예외 요청 및 양국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D.C. 로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2.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한 한국 예외 요청 및 양국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 D.C. 로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2.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한 한국 예외 요청 및 양국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2025.2.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한 한국 예외 요청 및 양국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고 있다. 2025.2.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인천=뉴스1) 이정현 기자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 기업인들과의 면담에서 '최소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의 투자를 원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10억 달러 이상 투자 시 지원한다'는 미국의 조건은 충분히 맞출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26일 미국 워싱턴DC 출장길에 오르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안 장관은 "10억 달러 이상 투자 시 특혜를 준다는 러트닉 장관의 발언은 각국이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제공하고 있는 여러 특혜를 금액 기준으로 설명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장관의 발언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국내 기업의 대(對)미 투자 확대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안 장관의 최근 행보에도 이런 분위기는 감지된다. 안 장관은 이번 방미 출장을 앞두고 현대차그룹 고위 경영진 등과 비공개로 만나 트럼프의 '관세 압박'을 벗어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는 현대차의 대미 중장기 투자계획에 관한 대화도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발 관세 압박 완화를 위한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 의사를 먼저 수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더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우선주의 투자정책'에 서명했다. 이 각서에는 동맹국의 대미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객관적인 기준에 입각한 패스트트랙 절차를 신설하고, 10억 달러를 넘는 대미 투자에 대해선 환경 평가를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안 장관은 "현재 투자 특혜 조건으로 (10억 달러 이상이라는) 금액이 발표된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그간 투자한 것과 앞으로 투자할 부분을 고려하면 충분하다"며 "기업들의 투자에 대해 정부가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이 그간 상당히 다각적으로 투자 전략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외에 안 장관은 현대차와 삼성전자 등 재계와 자동차 관세 부과, 반도체철강 등 주력 수출품 관련 논의 내용을 묻는 말에 "산업별로 다양한 입장들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점검하고 있다"며 "미국의 관세 조치에 있어서 최대한 한국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하도록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일본 등과 공조·협력할 가능성에 대해선 "교역 상대국과 공조할 수 있는 부분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안 장관은 2박3일 간의 일정으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장관급 인사로는 첫 미국 방문이다. 장성길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이 보좌한다.

안 장관은 미국의 관세 폭탄 사정권이 한국으로 확대되는 것과 관련,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와 상호관세 면제 요청 등 우리나라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안 장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 주요 파트너와 면담할 예정이다.

카운터파트너인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의 면담은 거의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러트닉 상무부 장관 면담은 아직 불투명하다.

산업부는 막판까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고위 관계자 등 무역·통상 고위급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안 장관의 방미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정상급 회담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가능한 최고위급 회담으로, 사실상 한국 정부의 대미 관세 협상의 신호탄으로 읽힌다.

안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에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양국 간 공조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이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제조업 및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의 주요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해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에 대한 면제를 적극 요청할 예정이다.

안 장관이 들고 갈 '협상 카드'로는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안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미국이 '상호주의'를 내세워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지속해서 피력하면서, 정부는 대안으로 에너지 수입 확대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왔다.

산업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각별히 챙기는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 베이 가스전 사업 참여도 고려 중이다.
개발사업 난항으로 미국 기업들도 손사래 치는 틈을 파고들어 대미 협상 전략으로 활용해 볼 만하다는 게 정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