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中 대사 "韓, 美 치중해 中 시장 포기하는 건 현명하지 않아"

뉴스1

입력 2025.02.26 12:03

수정 2025.02.26 12:03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는 "한국이 미국과의 경제 협력에 집중하면서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이 대사는 25일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국내 언론과 만찬회를 갖고 "이 시기에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면 3년에서 5년 이내에 다시 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이 대사의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최근 '관세 전쟁'을 벌이고 한국 기업인들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면 환경 평가 등 행정 절차의 신속 처리를 지원하겠다"라는 방침을 밝히며 미국에 대한 경제적 밀착을 강하게 주문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중국은 한국의 경제적 투자가 미국에 쏠릴 것을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이 대사는 이날 "향후 10년 내 중국의 중산층은 4억 명에서 8억 명으로 성장할 것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국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며 한국의 중국 시장 진출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외교적 압박도 강화하면서 한국과 일본 등에 '대중 견제' 동참을 적극 독려하고 있는데, 이를 의식해 주변국을 상대로 미국을 향한 맞대응성 견제구를 던지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다이 대사는 이날 "미국 측이 제기하는 부당한 요구 앞에서 한국은 자국의 이익과 중한 양국 공동 이익에 입각해 관련 문제를 잘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행정부에 비해 대만 문제에 대한 각국의 지지를 더 강하게 압박하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분석된다.

그는 한중 양국 간 '새로운 성장 포인트'로 첨단기술과 반도체, 바이오 의학,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AI) 등을 꼽기도 했다.

다이 대사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 따른 정부의 '딥시크' 사용 중단 조치에 대해선 "중국 정부는 한 번도 기업이나 개인의 정보를 불법적인 방식으로 수집하거나 저장을 요구한 적이 없다"라고 단언하며 "차별적인 대우에 반대한다"라고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한국도 자국의 이익과 AI 협력에 따라 중국과 협력할 수 있길 기대한다"라며 "(딥시크의) 일시적 금지령은 이른 시일 내에 해제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이 대사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중국의 한국 정치 개입설'이 제기되는 데 대해선 "중국이 한국 내정에 간섭하거나 선거에 간섭(개입)한다는 지적은 근거가 아예 없다"라며 "우리가 관련 상황에 우려를 표명한 건 반(反)중국 집회가 속출하고 있고 최근엔 주한 대사관으로 난입하려는 극단적인 사건도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세력들은 극소수고 한국 사회 전반을 대표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라면서도 "이들이 강한 파괴력을 갖고 있어 잘못하면 중한관계 발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다이 대사는 북한 문제에 대해선 본인은 한반도 전문가가 아니라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선 "북러 양국은 모두 자주적, 독립적인 국가"라며 "양자 관계는 두 국가 간의 일"이라는 기존의 기조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