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서한샘 윤다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재판에서 이 대표의 발언 영향력과 관련해 상반된 증언이 나왔다.
검찰 측 양형증인은 토론·국정감사에서의 이 대표 발언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한 반면, 이 대표 측 양형증인은 개별 토론 프로그램의 파급력이 약화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 이예슬 정재오)는 26일 오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양측의 양형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양형 증인은 형벌의 경중을 정하는 데 참고하기 위해 신문하는 증인이다.
앞서 검찰은 김성천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이 대표 측은 MBC '100분 토론' 등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알려진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를 각각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 교수는 증인신문에서 이 대표의 국정감사 발언이 선거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김 교수는 "경험한 바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의 말을 잘 믿고 언론을 통해 전파된 내용은 진짜 사실이라 믿는 경향이 있다"며 "주변 일반인에게 들어보면 백현동 부지 개발 4단계 용도변경과 관련해 '당연히 해줄 걸 해줬고 이익을 환수했으니 (이 대표가) 훌륭한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더라. 우리나라 국민 특성과 관련해 아주 강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이 대표의 백현동 발언이 일반 선거인에게 큰 영향을 미쳤는데 만약 허위라면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김 교수는 "네"라고 답했다.
또 법조인·행정가로서의 이 대표 경력이 발언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관한 질문에 "그 직함이 국민들에게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만들어주는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생방송 토론 프로그램에서 후보자 발언의 공표 효과, 파급력이 다소 줄었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혔다.
정 교수는 "2020년대 들어 자신들이 원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유튜브를 시청·청취하면서 파급력과 개별요소가 줄고 능동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어떤 걸 듣거나 확인하고 싶어 듣게 되는 양상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보자 대담 프로그램, 합동 토론이 선거인에게 어떤 기능을 하는지 묻자 정 교수는 "그것을 듣고 정보로 판단하기보다는 분위기·태도·신뢰성 문제로 판단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생방송 대담이 상당히 즉흥적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교수는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과 관련한 이슈의 경우 여러 토론에서 반복돼 즉흥성이 완화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사회적 관심·초점의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며 "어떤 부분을 언론이 공격하는가, 사회적 반향이 있는가에 따라 후속 논의의 경향이 달라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를 받는다. 또 백현동 개발 사업을 두고 "국토교통부가 협박해 백현동 부지 용도를 변경했다"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검찰의 구형 의견과 변호인의 최후 변론, 이 대표의 최후 진술 등 2심 재판 종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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