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후 새 살림집들 들어서... 민간 용도로 전환 위성 사진에 포착
인권유린과 고문 등 범죄 은폐, 국제사회 비판 회피 의도 지적도 제기
[파이낸셜뉴스]
인권유린과 고문 등 범죄 은폐, 국제사회 비판 회피 의도 지적도 제기

북한의 악명 높은 ‘요덕 정치범 수용소'가 그동안 남아있던 감시 초소와 경비 막사 등을 철거하고 대신 새 살림집들이 들어선 모습이 위성 사진에 포착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약 110km 떨어진 함경남도 요덕군에 위치한 요덕 수용소가 2014년부터 일부 수감 시설을 철거하면서 폐쇄된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최근 완전히 폐쇄하고 민간 용도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요덕 정치범 수용소는 ‘15호 관리소’로도 불리며 그동안 북한의 반체제 인사와 그들의 가족, 탈북 시도자 등이 수감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민간 위성 분석가인 제이콥 보글은 “요덕 수용소가 2014년에 폐쇄됐지만, 일부 보안 기반 시설이 수년 동안 남아 있었고, 여전히 운영 중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간헐적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그런데 2022년 5월에 촬영한 위성사진과 지난 8일에 촬영한 위성사진과 비교 분석 결과 이 수용소는 확실히 폐쇄됐고, 주택 형식의 민간 용도로 보이는 적지 않은 규모의 농촌 살림집(총 86개의 복층 주택)이 들어선 것이 식별됐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2016년 4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약 85km 길이에 달하는 요덕 수용소의 경계선을 따라 울타리와 감시 초소가 설치된 것이 명확히 식별됐지만, 최근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요덕 수용소 내에 흐르는 립석천을 가로지르던 외곽 울타리가 없어졌고 경비 막사와 울타리 경로를 따라 세워졌던 소규모 감시 초소들도 철거된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2021년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새 농촌혁명강령’에 따라 전국의 농촌 마을을 삼지연시처럼 부유하고 문화적인 사회주의 이상촌으로 만들겠다는 건설 사업을 발표한 이후 3년 이상 각지에서 새 살림집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영 선전매체 노동신문도 지난해 10월, 수백 개 농장에 4만4000여세대의 농촌 주택을 건설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위성사진 분석과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 평안북도 회령시에 위치했던 회령 수용소(22호 관리소)는 2012년 폐쇄됐고, 일부 시설이 민간용으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회장도 지난 21일 RFA에 “22호 관리소가 해체되면서 수용소에 갇혀 있던 사람이 다른 수용소로 이전하거나, 그 자리에 머물러 재정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2021년 북한이 발표한 ‘새 농촌혁명강령’에 따라 농촌 마을을 사회주의 이상촌으로 만들겠다는 건설 사업의 일환일 수 있지만, 수용소의 폐쇄로 범죄를 은폐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하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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