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타 비자마(64)는 칠레 산안토니오 자택에서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비자마는 1984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독재 정권 하에서 생후 5일 밖에 안된 딸을 강제로 입양 보내야 했다.
당시 피노체트 정권은 국제 입양을 아동 빈곤 문제에 대한 해결법으로 내세우며 약 2만 여명의 아이들을 강제로 출국시켰다.
이미 두 아이를 키우고 있던 비자마는 셋째 아다마리 가르시아를 임신하자 국제 입양을 고민했다. 그러나 출산일이 가까워올수록 마음이 흔들렸다.
가르시아가 태어난 지 5일째 되던 날, 공무원들이 들이닥쳐 비자마를 낯선 장소로 끌고 갔다. 그 곳에서 그들은 딸을 빼앗아 갔고, 비자마는 집으로 송환 조치됐다.
딸을 찾을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안 비자마는 일가친척에게도 이 일을 비밀로 한 채 가슴에 묻고 살았다.
딸 가르시아는 미국 플로리다로 입양됐다. 그녀는 마음 한 켠 자신의 친가족에 대한 호기심에도 찾아나설 엄두를 내지는 못 했다. 자신의 입양 과정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친구가 피노체트 정권 시절 칠레 입양아들과 친가족을 이어주는 한 비정부기구의 존재에 대해 알려줬다. 자신 또한 입양아 출신인 텍사스주의 소방관 타일러 그라프가 비정부기구를 이끌고 있었다.
출생 증명서를 통한 끈질긴 추적과 유전자 검사를 거쳐 결국 가르시아와 비자마는 40여 년 만에 다시 만났다.
"서로 바라볼 뿐 아무도 입을 떼지 못 했어요." 가르시아는 친가족과의 첫 영상 통화를 회상하며 말했다. "어머니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저 혼자 생각했죠. 이 분이 날 낳아주신 분이구나. 정말 닮았다."
지난 주 가르시아의 칠레 방문으로 40년 만의 상봉이 성사됐다.
"한 주간 우리 모두 끊임없이 웃고 울었어요. 40년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고, 이제 다시 우리만의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특별한 순간을 지나고 있는 것 같아요."
가르시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지난 일주일을 돌아보며 40년 만에 만난 언니들과 파타고니아 여행을 떠나기 위해 계획 중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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