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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첨단 ICT 기술로 여는 국방 혁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26 18:11

수정 2025.02.26 18:31

손승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회장
손승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회장
첨단 과학기술 발전과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국방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안보환경 속에서 우리 군은 신속한 정보공유와 정교한 작전 수행을 위해 민간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5G 통신, AI와 같은 첨단기술들이 지휘통제 체계 등 군사작전에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전장은 더욱 신속 정확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국방혁신단(DIU·Defense Innovation Unit)을 중심으로 스타링크, 드론, AI 기반 데이터 분석, 사이버 방어기술을 전장에 신속히 적용함으로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작전 수행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했다.

기존 국방 네트워크는 제한된 통신 인프라에 의존했으나 현대 전장 환경에서는 우주, 공중, 지상, 해상을 아우르는 통합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이러한 국방 초연결 네트워크는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전술적 기동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네트워크 지능화, 유연성 및 비용 효율성 강화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국방 분야에 상용 5G·6G 기술과 지능형 랜(AI-RAN) 기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래 전장 환경에서 작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국방 네트워크의 신뢰성과 보안성을 강화하고, 지능형 기술을 최적화해야 한다.

AI 기술은 국방 분야에서 전장 상황 인식, 분석 및 의사결정 지원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전투기, 함정, 드론, 지휘통제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어 성능을 향상하고 있다. 그러나 AI 기술이 국방 무기체계에 본격 도입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성능지표 설정과 철저한 검증·평가 프로세스를 통한 신뢰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특히 AI 지휘체계 시스템의 의사결정 신뢰도, 데이터 무결성, 작전 시뮬레이션 정확도 등에 대한 구체적 평가기준을 설정하고 실전 환경과 유사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여 성능을 분석하고 지속적인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

첨단무기 체계가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하면서 전장 환경에서의 사이버 위협이 급증하고 있으며, 더욱 체계적인 보안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014년 미국에서 개발된 RMF(Risk Management Framework)는 사이버 보안 위험을 식별하고 평가하는 보안 관리체계로 정보기술을 수반하는 모든 국방 무기체계를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9년부터 K-RMF 보안 통제체계를 개발하여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AI 등 최첨단 기술에 대한 민간·공공 분야의 보안 위험관리 제도와 협력하여 군 보안체계에 적시 적용할 수 있는 효율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지능형 초연결 네트워크, AI, 사이버 보안은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국방 역량을 극대화하는 핵심 기술이다. 한국 국방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AI 기반 초연결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기술의 표준화·시험검증 체계 마련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는 민군 협력을 촉진하고 국방 ICT의 표준 정립과 시험인증 체계 구축을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실례로 미국, 영국 등의 국가는 NATO를 중심으로 민간 기술 도입을 위한 네트워크 및 AI 관련 프로젝트 표준그룹을 신설하고 동맹국과 협력을 통해 민간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국제표준화 및 기술 협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국방 환경 변화에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협력 모델이 구축될 때 한국 국방은 더욱 탄력적으로 강력한 미래 전장 환경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손승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