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킴이' 출동해 주민 생활 불편 해소…동구, 상반기 중 2곳 추가 개소
울산 1호 '마을관리소' 호평…공구 대여·싱크대 수리까지 뚝딱'지킴이' 출동해 주민 생활 불편 해소…동구, 상반기 중 2곳 추가 개소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직접 수리하면 하루 종일 걸릴 텐데 이렇게 뚝딱 처리해주시니 참 감사합니다."
지난 26일 오후 울산 동구 화정동의 한 아파트. 낡은 싱크대 아래에 녹슨 수도관 밸브가 힘겹게 돌아갔다.
싱크대 하부공간에 드러누운 '마을 지킴이' 김창식(67) 씨가 능숙한 손놀림으로 오래된 수전을 분리하고 새 설비로 신속히 교체했다.
싱크대 수전 교체는 좁은 공간에서 작업해야 하는 데다 오래된 설비들이 꽉 잠겨 풀기 어려운 경우도 많아, 집에서 하는 소규모 수리 중에선 가장 어려운 편에 속한다.
난도가 높은 만큼 혼자 할 경우 짧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2시간 가까이 소요되기도 하는데, 김씨는 이날 함께 출동한 이항규(67) 지킴이와 보조를 맞춰 불과 40분 만에 작업을 끝냈다.
마을관리소에 도움을 요청했던 60대 주민은 "제가 직접 했다면 온종일 걸렸을 텐데 이렇게 무료로 도와주시니 너무 편리하고 감사하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울산 동구 화정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된 '화정 마을관리소'는 울산에선 처음 생긴 마을관리소다.

주민들의 생활 속 불편을 해소하고 생활 밀착형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동구가 지난해 1월 개소해 1년째 운영하고 있다.
사무관 1명이 센터에 상주하면서 주민 민원을 접수하고, 지킴이 2명이 화정동·일산동 일대를 돌아다니며 주민들의 불편 사항을 듣고 해결해주는 방식이다.
형광등 교체 등 비교적 간단한 집수리부터 안전바 설치, 수전 교체 등 복잡한 분야까지 아우르는 데다, 관리소에서 50여종의 공구도 무상으로 빌릴 수 있어 주민 호응이 높다.
처음 두 달간은 접수된 민원이 10여건에 불과했지만, 주민들 사이에 점차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 한 해 마을관리소가 해결한 생활민원은 총 2천580건에 이른다.

동구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중 마을관리소 2곳을 추가로 문 열 계획이다.
방어동 권역과 대송·전하1∼2동 권역에 1곳씩 관리소를 설치하면 동구 내 마을관리소는 총 3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내년에는 남목 1·2·3동 권역 관리소를 추가 개소해, 지역 9개 동 전체가 관리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기존 '생활민원기동반' 서비스는 폐지하고, 그 기능을 마을관리소가 전담하게 된다.
동구 관계자는 "마을관리소 확대로 주민 생활이 더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생활밀착형 지원을 강화해 주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jjang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