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투자는 삭감
BP, 석유·가스 투자 확대…CEO "BP의 리셋"재생에너지 투자는 삭감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세계 3대 석유기업인 영국의 BP가 재생 에너지 투자를 삭감하고 대신 연간 석유 석유·가스 분야 지출을 100억달러(약 14조4천억원)로 늘린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BP는 에너지 전환 사업에 대한 연간 투자 계획을 이전 전망치보다 50억달러 이상 줄인 150억~200억달러로 낮췄다.
머리 오친클로스 BP 최고경영자(CEO)는 "자본이 적게 투입되는 혁신적인 플랫폼들을 포함해 에너지 전환을 위한 투자에 매우 선별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인 주주가치 증대에 초점을 맞추는 BP의 리셋"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전임 버나드 루니 CEO는 2030년까지 석유·가스 생산을 40% 감축하고 대신 풍력, 태양광, 전기차 충전과 같은 저탄소 에너지 분야를 빠르게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2023년에 석유·가스 감축 목표를 25%로 낮춘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 발표는 BP가 기존 경영 전략을 뒤집고 전통적인 석유와 가스 생산 확대에 나설 것임을 표명한 셈이다.
BP는 엑손모빌이나 셸 같은 경쟁사에 비해 부진한 실적에 고전해왔다. 시가총액이 두 경쟁사에 비해 크게 작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최근 BP 지분을 매입했고, 경영 성과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엘리엇은 약 70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미국 헤지펀드로, 월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투자자 중 하나로 꼽힌다.
모닝스타의 주식 리서치 책임자 앨런 굿은 "탄화수소에 다시 집중하는 것은 재생 에너지 지출 감소로 주도되는 전반적인 지출 감소와 마찬가지로 BP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산 매각과 더불어 BP의 대차대조표와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아직 석유·가스 생산 증가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BP는 윤활유 사업인 '캐스트롤'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20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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