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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3대 SF상 석권한 핀스커 소설집 '언젠가 모든 것은…'

연합뉴스

입력 2025.02.27 14:13

수정 2025.02.27 14:13

윤정모 장편 '가시 그물'·나태주 산문집 '마흔에게'
[신간] 3대 SF상 석권한 핀스커 소설집 '언젠가 모든 것은…'
윤정모 장편 '가시 그물'·나태주 산문집 '마흔에게'

'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 책 표지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 책 표지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언젠가 모든 것은 바다로 떨어진다 = 세라 핀스커 지음. 정서현 옮김.

미국에서 한 해 동안 출간된 가장 뛰어난 SF(과학소설)에 수여하는 필립 K. 딕 상을 2020년 받은 세라 핀스커의 소설집이다. 단편과 엽편 총 13 작품이 수록됐다.

표제작은 가까운 미래에 재난으로 육지가 황폐해지자 부유한 이들이 식량과 연료를 실은 거대한 배에 탄 채 바다를 떠다니고 육지에 남은 이들은 생존을 위해 투쟁한다는 설정이다.

부자들을 위해 공연하는 대가로 배에 탑승한 베이스 연주자 개비는 광대로 전락한 처지를 비관하며 구명보트를 타고 떠난다. 육지에 도달한 개비는 재난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베이라는 여성을 만나고, 두 사람은 함께 도시를 찾아 길을 떠난다.



또 다른 소설 '이차선 너비의 고속도로 한 구간'은 로봇팔을 이식한 주인공의 꿈에 2차선 고속도로가 반복해서 나타나는 이야기를 다뤘다. '그녀의 낮은 울림'은 분해된 채 가방에 담긴 로봇 할머니를 데리고 박해를 피해 떠나는 유대인 소녀 이야기다.

미국 작가인 핀스커는 세계 3대 SF 문학상으로 불리는 필립 K. 딕 상, 네뷸러상, 휴고상을 모두 석권했다.

네뷸러상을 장편 부문 한 차례, 중편 부문 두 차례, 단편 부문 한 차례 등 네 번 받았으며, 휴고상을 중편과 단편 부문 각 한 차례씩 두 번 받았다.

창비. 528쪽.

'가시 그물' 책 표지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가시 그물' 책 표지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 가시 그물 = 윤정모 지음.

일제 강점기 토착 일본인에 의해 짓밟힌 예기(藝妓·예술인 기생)와 그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원로 작가 윤정모의 장편소설이다.

전동규는 어린 시절 자기 어머니를 살해한 여자 송다연을 향해 복수심을 키우며 살아간다. 동규 아버지의 설명에 따르면 다연은 동규 아버지를 사랑한 나머지 동규 어머니를 살해하고 감옥에 갔다.

이런 집안 내력 때문에 비뚤어진 동규는 거리의 부랑아로 성장하고, 몸담은 폭력조직 두목 대신 살인 혐의로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다.

다연은 세상을 떠나기 전 동규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사하면, 그동안 내가 모은 돈을 주겠다"는 유언을 남긴다. 동규는 돈에 혹해 유언을 따르고, 조사 과정에서 자기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다연은 일제 강점기 권번에서 촉망받는 예기였으나 토착 일본인인 동규 아버지 전기봉에게 겁탈당한다. 이 일로 다연은 아들 동규를 낳는데, 그 동규마저 기봉에게 빼앗긴다.

윤 작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1982), 일제 치하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의 고난을 다룬 '그리고 함성이 들렸다'(1986) 등 일제 강점기로 인한 피해를 다룬 작품을 써 왔다.

교유당. 240쪽.

'마흔에게' 책 표지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마흔에게' 책 표지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 마흔에게 = 나태주 지음.

국민 애송시 '풀꽃'의 나태주 시인이 자신이 살아온 시간의 절반 정도에 이른 이들에게 건네는 조언을 담은 산문집이다.

나 시인은 책의 머리글에서 "내 생애 가장 고달팠던 시절이 바로 그 40대"라고 털어놨다. 그 무렵 시인은 초등학교 교사였지만 부모와 어린 자녀들을 부양하는 어려운 형편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제는 멀리 지나온 사람의 말이니 그러려니 미루어 알아듣고 참고 사항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책의 취지를 소개한다.

책에는 거창한 인생 수업이나 철학보다 시인이 살아오면서 느낀 작고 사소한 이야기가 담겼다.

시인은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이란 자기가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하면서 어린 시절에 자기가 꿈꾸었던 자기를 나이 들어가면서 조금씩 만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또 "우리는 충분히 오늘 행복한 사람들이다.
행복하다는 것을 모르니까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라며 스스로 얼마나 행복한지 돌아보기를 권한다.

미래엔. 258쪽.

jae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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