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많이 보인다 했더니”...SUV 구매, 10년래 70% 늘었다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02 14:51

수정 2025.03.02 14:51

10년치 SUV 국내 신규 등록 대수 분석
2015년 47만대, 지난해 81만대로 급증
국산, 수입차 가리지 않고 수요 확대
"패밀리카 선호 등 올해도 분위기 비슷"
현대차 싼타페. 현대차 제공
현대차 싼타페. 현대차 제공
최근 10년 국내 SUV 신규 등록 추이
(단위: 대)
시기 대수
2015 476854
2016 489793
2017 510187
2018 557496
2019 613508
2020 717814
2021 696899
2022 734573
2023 802974
2024 814389
(출처: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파이낸셜뉴스] #. 서울에 사는 30대 A씨는 요즘 거리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많이 본다. 주변에 물어보니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상당하다. 첫 차로 SUV 구매를 고려하는 지인도 늘었다. A씨는 문득 그 인기가 얼마나 늘었는지 궁금해졌다.
최근 10년 사이 SUV 신규 등록 대수가 7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늘었는데, 업계는 패밀리카 수요 증가, 세단보다 많은 장점, SUV 모델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국내 SUV 신규 등록, 10년래 81만대로 급증
2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UV 신차 등록 대수는 81만4389대로 10년 전 2015년(47만6854대) 대비 70.1% 늘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5년 47만대를 넘어선 SUV 신규 등록 대수는 2017년 51만187대로 처음 50만대를 넘어섰고, 2019년 2년 만에 61만3508대로 60만대도 돌파했다. 이후 2020년 71만7814대, 2023년 80만2974대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 기간 2021년을 제외한 모든 해에서 전년 대비 SUV 신규 등록 대수가 증가했다. 특히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3년 연속 신규 등록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SUV 수요 증가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자동차·기아의 2024년 SUV 판매량은 59만9000여대로 3년 전 50만6000여대 대비 18%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차 등록 대수도 12만3499대에서 12만7754대로 소폭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이후 실제 수령하는 시기에 등록 대수로 잡히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추세 정도는 충분히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기간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SUV 모델은 산타페, 기아는 쏘렌토다. 수입차의 경우 지난해 기준 SUV 등록 대수 1위 브랜드는 BMW, 2위는 벤츠, 3위는 테슬라 순이다.

"카시트, 유모차 넣으려면 공간 필수"
업계는 SUV 인기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로 △패밀리카 수요 증가 △넓은 시야 등 세단보다 많은 장점 △다양한 SUV 모델 증가 등을 꼽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이유는 패밀리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라며 "보통 싱글은 작은 세단을 선호하긴 하지만, 아이가 생기고 하면 뒷좌석에 카시트도 설치해야 하고 트렁크에 유모차도 실어야 해서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큰 용량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차체가 높아 시야가 넓은 것도 장점이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SUV는 세단에 비해 전고가 좀 높다"며 "상대적으로 멀리 볼 수 있어 운전하기 수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에 내리고 탈 때 허리를 덜 굽혀도 되는 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현재 SUV를 타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SUV를 탈 것 같다"고 했다.

SUV 모델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도 더 높아진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차를 비롯, BMW, 벤츠 등 국내 인기 수입차들이 국내 중소형 SUV를 많이 출시했다"며 "세단에서 느낄 수 없는 SUV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올해도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