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뉴스1) 서장원 기자 =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LG 트윈스의 가장 큰 고민은 '마무리 부재'다. 당초 마무리로 점찍었던 프리에이전트(FA) 이적생 장현식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대체자를 발굴해야 하는 숙제와 마주했다.
지난 시즌 KIA 소속으로 통합 우승에 기여한 장현식은 시즌을 마치고 LG와 4년 총액 52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옵션 없이 52억 원 전액을 보장할 만큼 영입에 공을 들였다.
지난 시즌 마무리였던 유영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마무리 자리가 공석이 된 LG는 장현식을 새 마무리로 점찍고 시즌을 준비했다.
그런데 장현식이 미국 캠프에서 불의의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마운드 구상이 꼬였다. 조기 귀국 후 검진을 받은 장현식은 오른쪽 발등 바깥 인대가 파열 진단을 받아 복귀까지 4주 정도가 소요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 염갈량의 선택은 루키 김영우…"성공 가능성 충분"
플랜 B를 찾아야 하는 염경엽 LG 감독은 고심 끝에 신인 김영우에게 마무리 중책을 맡기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경험 많은 베테랑 불펜이 있지만 염 감독은 김영우에게서 가능성을 봤다고 이야기했다.
염 감독은 "마무리 투수로 테스트할 생각이다. 그만한 구위를 갖고 있다. 캠프와 시범 경기를 통해 어떤 결과가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우선 나와 코칭스태프의 확신이 서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정규 시즌에도 김영우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지만, 이제 막 프로 무대에 첫발을 뗀 신인이 중압감을 이겨낼지는 미지수다. 만약 김영우마저 마무리 정착에 실패한다면 LG의 뒷문 고민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 2023년 떠올린 염경엽 "위기 극복할 투수 자원 충분"
그러나 염 감독은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과 비슷한 고민을 겪었던 2023년을 떠올리며 기대에 차 있었다.
염 감독은 "2023년에도 고우석이 부상으로 빠졌는데, 대체 자원 이정용과 정우영도 좋지 않아 굉장히 힘들었다. 필승조 붕괴 직전이었다. 그런데 그때 박명근, 백승현, 함덕주가 버텨주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이번에도 잘 안 풀리면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를 상대 맞춤형으로 내보낼 것"이라고 했다.
예년과 달리 마운드 뎁스가 풍부해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염 감독은 "작년에는 뎁스가 얇아 어려운 시즌을 보냈지만, 올해는 실패했을 때 대체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2023년도처럼 반등할 수 있는 카드가 많은 게 고무적이다. 그만큼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낼 확률도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27일 킨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연습 경기에 3-1로 앞선 9회 김영우를 투입했다. 세이브 상황에서 김영우의 투구를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김영우는 단 9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요리하며 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영우는 "마무리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 포지션이다. 긴장하기보다 이런 상황을 즐기려고 한다. 감독님께서 기대하는 것에 부응할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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