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미훈련 앞두고 핵무력 과시 "적에 준비태세 알릴 목적"
전문가 "대미 메시지 성격, 한반도 전개 미 항모 겨냥 가능성"
"순항미사일에 핵무기 탑재 고려 ‘핵보유국' 현시 미북협상 포석"
[파이낸셜뉴스]
전문가 "대미 메시지 성격, 한반도 전개 미 항모 겨냥 가능성"
"순항미사일에 핵무기 탑재 고려 ‘핵보유국' 현시 미북협상 포석"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이틀 전 서해 해상에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조선인민군 서부지구 미싸일(미사일)연합부대 해당 구분대가 2월 26일 오전 조선서해 해상에서 전략순항미싸일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직접 발사훈련을 참관하며 핵억제력을 강조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6일, 14일, 25일에 이어 올해로 네 번째다.
■김정은 "핵억제력 과시, 전쟁억제력의 책임적인 행사"
신문은 이번 시험 발사의 목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환경을 엄중히 침해하며 대결환경을 조장 격화시키고 있는 적수들에게 임의의 공간에서의 조선인민군의 반격능력과 각이한 핵운용 수단들의 준비태세를 알리고 국가 핵억제력의 신뢰성을 과시하며 전략순항미싸일구분대들을 불의적인 화력임무수행에 숙달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발사 현장에는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인 김정식 대장과 미사일 총국장 장창하 대장이 동행했다"며 "전략순항미사일들은 7961~7973초간 1587㎞의 타원형궤도를 따라 비행해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했다.
이같이 북한이 '전략순항미사일들'이라고 보도한 것으로 미루어 복수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관측된다.
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발사 결과에 만족을 표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억제력의 구성 부분들의 신뢰성과 운용성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그 위력을 과시하는 것 그 자체가 전쟁억제력의 책임적인 행사로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공격력으로 담보되는 것이 가장 완성된 억제력이고 방위력"이라며 "핵무력의 보다 철저한 림전태세를 갖추고 그 사용에 만반으로 준비됨으로써 믿음직한 핵방패로 국가의 주권과 안전을 영구적으로 수호해 나가는 것은 공화국 핵무력 앞에 부여된 책임적인 사명과 본분"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 인지해 대비했다"며 "지난 26일 오전 8시경 북한이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한 것을 추적 감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며 "현 안보 상황에서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동향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반도 전개 미 항모·핵 보유국 현시·미북 협상 노린 3중 포석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광물협정 마련으로 러-우전쟁의 종전협상이 사실상 개시된 가운데 전략순항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시기적으로 '대미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고 짚었다.
반 교수는 순항미사일은 지대함, 함대함, 잠대함 등 해상에서 활동하는 함정 타격에 강점을 지니며, 저고도 비행이 가능해 탐지가 쉽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전략자산에 대한 타격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잠수함이나 현재 건조 중인 4000t급 호위함 등 기동 플랫폼에서 한반도 인근 해역에 전개하는 미국의 대표적 전략자산인 항공모함을 겨냥해 위협·타격하는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였다.
이는 미국을 상대로 중국이 구사하고 있는 '반접근 지역거부(A2/AD, Anti-Access Area Denial)' 전략을 벤치마킹하면서 북한을 강대국 정치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존재로 인식토록 종용해 러-우전쟁 종전협상에서 자신의 지분을 요구하려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반 교수는 "북한이 '전략순항미싸일(미사일)발사훈련을 진행했다는 보도에서 '전략’을 강조한 이유는 핵무기 탑재를 고려한 셈법과도 연동된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김군옥영웅함과 같은 잠수함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뿐 아니라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SLCM. Submarine-launched cruise missile)'을 장착해 제2격 능력을 갖추려고 진력하고 있다. 즉 북한판 토마호크로 괌 등 미국을 상대로 핵공격이 가능한 핵전투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현시해 ‘핵보유국’으로 각인시킴으로써 다가오는 미북협상의 레버리지를 최대화하려는 포석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트럼프 2기에서 대북정책을 담당하는 케빈 김 국무부 부차관보 방문 시기와 연동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평가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 교수는 "한국은 미국이 재확인한 ‘북한 비핵화’ 공동목표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 내달 한미연합훈련을 고강도로 시행하고, 한미일 연합훈련도 수시 개념하에 실시함으로써 북한의 오판을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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