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화웨이 AI칩 수율 개선…中 반도체 자립화 또다시 진전

뉴시스

입력 2025.02.28 11:40

수정 2025.02.28 11:40

상업 생산 가능성 높여…FT "자립화 진전" 평가 '약점' SW도 발전…"전략적 실수" 대중 통제 논란
[플레이노=AP/뉴시스]미국 텍사스주 플레이노 화웨이 테크놀로지스 사업장 밖 표지판. 2020.07.01
[플레이노=AP/뉴시스]미국 텍사스주 플레이노 화웨이 테크놀로지스 사업장 밖 표지판. 2020.07.01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핵심(반도체)과 영혼(운영체제)의 부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 더 큰 중국이 더 빠르게 부상할 것이다."(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미국 규제에 대항하기 위한 중국의 반도체 산업 자립화가 조금씩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은 미국의 규제로 인해 서구의 AI(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 기술과 장비를 들여올 수 없게 되자, 사실상 독자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 이 같은 반도체굴기는 서방 세계의 예상과 달리 여러 구간에서 돌파구를 만들어 내며 '미국 규재 무용론'으로 번지고 있다.



2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빅테크(기술 대기업)인 화웨이가 만드는 차세대 AI 반도체 '어센드 910C(Ascend 910C)'의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이 최근 40%를 찍으며 전년 20%보다 크게 높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주력 생산품인 '어센드 910B' 수율은 이미 상업 생산이 가능한 '60%' 수준에 근접한 50%인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어센드 910C의 추론 성능은 엔비디아 H100의 60% 수준"이라며 "미국 수출 통제에도 중국은 급성장하는 AI 산업을 지원할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희망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화웨이의 AI 반도체 생산물량은 엔비디아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화웨이는 올해 어센드 910B 30만개, 차세대 910C 10만개 등 40만개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전년(910B 20만개) 대비 두 배로 늘어난 것이지만, 엔비디아에는 미치지 못한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저사양의 AI 반도체 'H20'를 현지에서 100만개 이상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단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로 네덜란드 기업인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등 핵심 장비 없이도 첨단 칩의 생산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화웨이는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까지 생산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굳건한 시장 지배력은 AI 반도체로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성능 외에 개발자들이 프로그래밍을 위해 필수로 사용하는 도구인 '쿠다(CUDA)' 등 소프트웨어 기술도 간과할 수 없다. FT는 화웨이가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이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 부족을 꼽았다.

하지만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는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핵심과 영혼 부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는 1999년 중국의 기술부장관이 반도체와 운영체제를 서구 세계에 의존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대한 비유적 표현으로, 20여 년 만에 중국 IT 산업계가 자립화 진전을 이뤘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의 중국 수출 통제가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은 최근 자사 블로그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오는 5월 시행하기로 한 중국 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이어갈 경우 '전략적 실수'를 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빅테크가 다른 국가들에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확장하는 능력에 양적 제한을 두는, 필요 이상의 규칙"이라며 "빠르게 확장하는 중국의 AI 부문에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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