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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집' 화재 초등생 가구…위기관리 대상이었는데 '지원無' 왜?

뉴스1

입력 2025.02.28 16:27

수정 2025.02.28 16:27

27일 오후 찾은 인천시 서구 심곡동 빌라 화재 현장. 2025.2.27/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27일 오후 찾은 인천시 서구 심곡동 빌라 화재 현장. 2025.2.27/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방학 중 집에 혼자 있다가 발생한 화재로 중태에 빠진 인천 초등학생의 가정이 작년에 복지 위기관리 대상에 포함됐었지만 실질적 지원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인천 서구는 '해당 가구는 소득 초과로 인해 지원 대상이 아니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위기 가구는 금전적 지원만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란 이유로 연계 서비스 등 행정 당국의 다른 지원이 이뤄졌어야 한단 지적도 나오고 있다.

2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6일 오전 인천 서구 심곡등의 한 빌라에서 발생한 화재로 다친 초등학생 A 양이 이날 현재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학교 방학을 맞아 집에 혼자 머물던 A 양은 화재 현장에서 안면부에 2도 화상을 입은 채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종합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이외에도 A 양이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라면을 끓여 먹은 듯한 정황과 TV 뒤쪽 전기적 특이점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사실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A 양 가구는 작년에만 4차례 넘게 보건복지부 '행복e음 위기가구 사각지대' 통보 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는 2개월 간격으로 체납·단수·단전 등 39가지 위기 징후 지표 가운데 3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가구를 '위기가구 사각지대'로 보고 지자체에 통보, 현장 조사 등을 통해 확인토록 하고 있다.

이에 관할 행정복지센터에선 A 양 가구를 찾아가 상담을 진행했지만, 생계지원으로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A 양 어머니가 지원 신청을 하지 않았단 이유에서다. A 양 가구가 승용차 1대를 소유하고 있었던 점도 복지 지원을 받지 못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서구는 올해 초 A 양 가구 소득이 종전보다 20만 원가량 늘어난 300만 원 정도가 되자위 더 이상 상담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복지부로부터 몇차례 (A 양 가구를) '상담하라'는 통보가 온 건 맞다"면서도 "해당 가구는 체납 등으로 복지 사각지대 위기가구로 분류된 게 아니었고, 소득 기준 추가로 지원 대상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영철 서구의원은 "복지 지원엔 단순히 현금을 지원하는 것만 있는 게 아니다"며 "여러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시민이 지원을 거부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구의회도 이번 일을 계기로 조례 개정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인천 서구는 작년 말 복지 사각지대 발굴 분야 관련 사회보장 정보시스템 구축·운영 부분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아 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